보관장비 내부온도 확인차 부착해야… 일부 없는 상태로 접종 시작
갑작스런 구비 통보에 현장 불만… 시민 "회수 상황 있었는데" 지적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경기·인천지역 일부 접종시설에서 정부의 예방접종사업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침상 백신 보관 장비의 내부 온도를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온도계를 설치해야 하고, 온도 일탈 시 알람기능이 있는 온도 확인장치를 부착해야 하나 일부 접종시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에 나선 부천시 및 인천 부평구 일부 접종시설에선 백신의 보관상태를 알려주는 디지털 온도계나 알람 온도계 등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접종이 시작됐다.
코로나19 백신 중 그나마 보관관리가 용이하다는 AZ 백신의 경우 영상 2∼8도에서 냉장 보관·유통해야 하며 얼리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알람 온도계(디지털 온도계 등) 설치예산(개당 25만원)을 지원해 백신 관리 담당자가 백신 보관 장비의 내부 온도를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디지털 온도계나 알람 온도계를 구비하지 못한 채 접종을 시작해야 했고 접종 시작 시점에서 관할 보건소로부터 알람 온도계 구매 지침을 내려받은 요양병원에선 불만의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부천지역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급작스런 통보로 알람 온도계를 구매하지 못했는데 당장 내일부터 백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참 답답한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한 시민은 "백신 수송 과정에서 적정 온도를 유지하지 못해 일부 회수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정작 접종시설에 최소 장비조차 없이 접종이 이뤄지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천시보건소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알람 온도계를 설치해야 하지만 빠르게 접종이 시작되면서 아직 설치하지 못한 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는 전국 상황으로 3월에는 모든 접종시설에 부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내 백신 위탁·관리계약을 맺은 요양병원 등 전체 416곳의 접종시설 가운데 알람 온도계 설치 여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알람 온도계 미설치 관련) 정부 지침은 맞지만 백신 보관용 냉장고에 보관한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