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전문병원의 인천 유치가 무산됐다. 감염병전문병원 유치는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 시민사회가 뜻을 한데 모아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인 터라 시민들의 허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또 인천권역 감염병전문병원은 인천뿐 아니라 수도권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인천 외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질병관리청은 감염병전문병원 추가 건립을 위한 '권역선정위원회'를 개최해 경북권역을 감염병전문병원 입지로 선정했다. 수백억원의 국비를 투입해 음압병상 등을 갖춘 감염병 전용병동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 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2017년 8월 조선대학교병원이 호남권역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순천향대부속 천안병원이 중부권역,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이 영남권역 감염병전문병원으로 각각 지정됐다.
질병관리청은 이들 권역 외에 수도권, 제주권, 경북권 등을 대상으로 추가 입지를 검토했으며 이번에 '권역선정위원회'를 열어 경북권을 대상 권역으로 낙점한 것이다. 인천은 근소한 차이로 경북에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감염병전문병원이 필요하지 않은 권역은 단 한 곳도 없다. 특히 경북권역을 대표하는 대구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의 한복판에서 시민들이 극심한 혼란과 고통을 감수해야 했던 지역이다. 이 때문에 인천과 대구의 대결구도로 심의 결과를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 인천이 고배를 마신 이번 심의결과는 여러모로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천은 감염병 유입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데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매년 5천만명의 입국 검역대상자 중 90%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통해 입국했던 대한민국의 관문이기 때문이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인이었던 것에서 보여주듯 그 어느 지역보다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도시인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5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인천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촉구 건의안'을 채택할 정도로, 인천권역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은 전국적으로도 공감하는 사안이었다. 다행히 경북권 이후 추가 권역을 선정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한다. 다음 '권역선정위원회'에서는 납득할만한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
[사설]인천권역 감염병전문병원 무산, 유감이다
입력 2021-03-01 20:08
수정 2021-03-01 20:08
지면 아이콘
지면
ⓘ
2021-03-02 19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