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상태에 빠져 잠잠했던 남북관계가 25일 청와대의 '임동원 특보 방북' 사실 발표에 따라 다시 요동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내달 3일께 북한을 방문하는 임 특보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등을 만나 꽉 막힌 남북대화의 물꼬를 시원하게 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도 이산가족 방문이 재개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전기가 마련되기를 바라면서 임 특보의 방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왜 방북하나
임 특보 방문에는 지난 1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얼어붙은 미북관계와 남북관계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있다.
청와대도 “이번 특사방북은 우리측 요청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부시 대통령 방한이후 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공식·비공식 채널을 총동원, 대북 특사파견문제를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이 이처럼 특사 파견을 적극 추진한데는 정체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중을 정확히 읽고,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전한다는 측면에서도 특사파견 형식이 적절해 보인다는 게 대체적 의견들이다.
그동안 미북 대화를 우선하는 정책을 폈던 북한측도 더 이상 남북관계가 정체될 경우 미북관계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하고 우선 남북대화의 물꼬를 틀 필요성을 절감, 우리 제안을 수락한 것으로 보인다.

◇누구를 만나나
임 특보가 북한 방문시 만나게 될 북측 인사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용순 노동당 비서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은 임 특보가 반드시 만날 것이란 게 정부 관계자와 남북문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임 특보는 김 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만큼 김 위원장을 예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임 특보도 “김 위원장을 만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김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방북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해 김 위원장을 만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월드컵때 김 위원장을 대신해 서울에 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임 특보가 만나게 될 가시권에 속한 것으로 보인다.

◇뭘 논의하나
임 특보는 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시 논의됐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북한측이 미북대화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는 김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도 전달하게 된다.
김 비서 등과의 실무협의에서는 경의선 연결, 개성공단 개발, 금강산 관광 활성화, 이산가족 방문 정례화 등 남북간 현안 이행을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도출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여부다. 실제 임 특보는 방북기간중 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협상이 잘 될 경우 김 위원장이 월드컵 기간중 서울에 올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며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이 대신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밖에 임 특보를 통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핵 문제 등을 거론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 내달초 북한가는 임동원특보 일문일답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내달 초 북한을 방문하게 되는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가 25일 오전 청와대의 방북 발표직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임 특보는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 핵문제, 미사일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보는 시각을 전달하고 좋은 해결을 할 필요가 있다는 대통령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이번 특사방북의 의미는.
“김대중 대통령이 특사파견을 제의한 것은 3가지인데 첫째, 한반도 긴장조성 예방이라는 대목이 중요합니다. 경제회복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서도 평화와 안정이 절대 필요하고 긴장조성을 어떻게든 슬기롭게 막아야 합니다.
또 6·15 공동선언 준수 문제라든가, 남북간 합의했지만 이행중단된 내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해, 최고당국자간에 간접화법이긴 하지만 특사파견이 필요하다고 해서 제의했고, 북측이 회답을 보내왔습니다.”
-구체적으로 언제 가게 되나.
“날짜는 교통편에 따라서 신축적이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합의되는 대로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4월 첫주는 확실합니다.
-어떻게 논의를 해왔나.
“그동안 남북간 공개·비공개 협의채널이 유지돼 왔습니다. 당국간 적절한 경로를 통해서 이 문제가 협의돼 왔고, 어제(24일) 저녁에 합의됐습니다. 북한이 오늘 아침에 북한이 발표하겠다고 해서 우리도 같이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에서도 특사를 남한에 보내나.
“지난 2000년 정상회담 후 북한 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