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절화 70% '강남터미널 소화
판매 수수료 '15%' 공영 2배 이상
농가, 매입가 낮은데 비용 더 들어
고양시 '유통센터' 작년말 본격화
코로나19에 따른 화훼 산업 침체로 경기도에서 밭을 갈아엎을 만큼 경영 위기를 겪는 꽃 농가가 속출(3월2일자 1·3면 보도=['고사' 위기 처한 경기도 화훼산업·(1)]시들어가는 농가 현장)하고 있지만 꽃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싸다"고 말한다.
수도권에 들어오는 절화(묘목 등이 아닌 꺾은 꽃) 70%가 공영 공판장이 아닌 유사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등 불투명한 유통구조 때문에 올라간 가격 탓이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고양의 한 화훼농가가 장미 10송이(특2품 기준)를 각각 공판장과 민간 시장에 팔았을 때 얻는 수익은 큰 차이를 보인다.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공영)을 통해 소매점에 팔면 5천582원을 받지만 유사 도매시장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꽃 시장에 내놓았을 때는 4천916원을 받는다.
이에 유사 도매시장을 이용할 때 농가 매출은 666원 낮아지지만, 반대로 소매점 이윤은 1천125원 높아진다. 7%인 공영 공판장 수수료에 비해 유사 도매시장 수수료는 15%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농가가 들여야 하는 비용은 466원 더 늘어난다.
게다가 공영 공판장에선 꽃이 유찰되더라도 재입찰을 진행해 판매 여지가 남는데 유사 도매시장은 구매자가 없으면 폐기돼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현금 거래마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장희 한국절화협회 사무국장은 "여러 주체가 얽혀 있어 조심스럽지만 민간이 주도하는 유사 도매시장은 농가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화훼 농가 입장에서는 공영 공판장을 통한 판매가 유사 도매시장보다 유리하고 공정한데도 지난 2019년 기준 수도권 반입 절화 30%만이 양재동 공판장에서 거래되고 나머지 70%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 유사 도매시장에서 거래됐다.
이에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장미 가격의 절반 이상(58.7%)을 유통 비용이 차지한다. 일부 불투명한 국내 농수산물 유통구조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수박(33.9%)이나 봄 배추(44.8%) 등 다른 품목에 비해 훨씬 높은 비용이다.
관련된 화훼농가의 요구가 지속돼 지난 2018년 고양시가 대형 공판장을 갖춘 화훼종합유통센터(연면적 4천295㎡) 설립에 나섰지만 관련 규제 등으로 지난해 말에야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 표 참조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