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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있다. 2021.1.18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는 별개의 다른 사건을 추적하다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관리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이 부회장을 수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서울 모 성형외과에서 우유주사로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성형외과의 불법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수사하다 이 부회장의 모습이 담긴 CC(폐쇄회로)TV를 확보하고 성형외과 원장으로부터 이 부회장의 방문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맡아 수사하다 지난해 11월 중요사건으로 분류돼 상급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관됐다.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을 보면 중요 사건은 범죄의 주체와 범죄의 대상,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거나 사회적 반향이 크다고 인정 되는 지 여부에 따라 분류한다. 이번 사건은 이 부회장이 주요기업의 대표라는 이유에서 일선 경찰서에서 도경찰청 단위로 이관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이 부회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찾아 모발 등을 압수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감정 결과 등에 따라 향후 구치소 방문 조사도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내용과 관련된 부분은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에도 이 부회장은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받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월 이 부회장이 서울 모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공익 제보를 받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부회장 측은 최근 검찰 수사 관련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에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검찰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해 수사 계속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사건 수사의 적정성과 적법성 등을 심의해 검찰에 권고하는 기구다.

당시에도 이 부회장 측은 "과거 병원에서 의사의 전문적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았고 이후 개인적 사정 때문에 불가피하게 방문 진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부의심의위원회를 열어 수사심의위 개최 여부를 논의한다. 시민위원회가 부의심의위를 열어 이 사건을 수사심의위에 넘기겠다고 의결해야 수사심의위가 소집된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