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수지·기흥구 '자격 제한' 논란
병해충 전문업 '나무병원 1종' 한정
"보도블록 철거 등 관련법상 못 해"
지자체 "영양공급 목적 문제없어"
가로수를 유지·관리해 오던 지역 조경식재공사업체가 잇따라 지자체의 관리 사업에서 배제되며 업계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4일 전문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용인 수지구는 가로수 뿌리절단, 박피와 보도블록 및 아스콘 포장 공사를 '나무병원 1종'에만 입찰참가자격을 부여하고, 조경식재공사업체를 입찰참여에서 배제했다. 이어 최근 용인 기흥구는 수지구와 마찬가지로 나무병원에만 입찰 자격을 부여한 공사 입찰을 진행했다.
산림법인 중 하나인 '나무병원'은 지난 2018년 산림보호법 개정으로 신설된 업종으로, 수목을 대상으로 하는 산림병해충 방제사업을 전문으로 한다.
최근 이 나무병원들이 도심 속 수목에까지 업역을 넓힌 것이 이번 갈등의 씨앗이 됐다. 그동안 조경식재공사업체들이 해 오던 가로수 관리 업무의 자격이 나무병원 1종으로 제한된 것이다.
'가로수 생육환경 개선공사' 공고를 낸 수지구와 기흥구의 사업에는 이런 조건이 걸렸기 때문에 조경식재공사업체들은 입찰 자체에 참여할 수 없었다.
경기도내 한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산림병해충 방제사업을 전문으로 하라고 만든 게 나무병원인데, 도심 속 가로수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나무병원도 가로수 관리 업무를 할 수 있다고 이해하더라도 조경식재공사업체의 입찰 자체를 막은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면서 "특히 나무뿌리를 손보는 과정에서 보도블록을 철거하거나 아스콘을 깨야 하는데, 이 업무는 관련법상 나무병원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체는 "나무병원과 조경식재공사업체가 함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 지자체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지자체 측은 입찰 자격 제한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가로수 생육환경 개선 사업은 '뿌리 수술'과 '영양 공급'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나무병원이 맡는 것이 산림보호법상 맞다"면서 "일부 지자체에서 조경식재공사업체까지 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이것은 과거 관행처럼 해왔기에 그렇게 한 것이고 정확히 업무를 처리하려면 나무병원이 맡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자체, 민간업체와의 계약 규정인 '지방계약법'의 주무부서인 행정안전부는 "산림사업이 어떠한 계약유형에 해당하는지는 계약목적물이나 사업의 주된 목적과 내용, 특성, 산림자원법 등 관계 법령 소관 부처의 의견을 참고해 발주기관(지자체)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