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jpg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본부장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12일 경기도 성남시 LH 경기지역본부 모습. 2021.3.12 /연합뉴스

직원 잇단 극단선택에 뒤숭숭

"묵묵히 일하는 99% 알아주길"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이어 잇따라 내부 직원의 비보가 전해지면서 LH 경기·인천지역본부가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14일 차장급 직원은 통화에서 "주변에서 워낙 말이 많아 하루 휴가를 내고 전화기를 꺼놓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빨리 이 상황이 지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LH 직원으로서)무슨 할 말이 있겠냐. 다만, 99%의 직원들은 지금도 묵묵히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차장급의 다른 직원은 "이번 일과 관련해 돌아가시는 분들이 연속으로 나오니 내부적으로 뒤숭숭 한 측면이 있다"며 "(그래도)살아야 하는 건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장급의 한 직원은 "언론에서 전해지는 소식을 접하고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번 일과 관련해 표현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LH는 이달 초 시민사회에서 LH 직원 10여명이 3기 신도시 사전 정보를 활용해 광명·시흥 신도시 지역에서 투기를 벌였다는 폭로가 나오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정부합동조사가 진행됐고, 1차 조사 결과가 발표됐지만 비난 일색의 여론 지형은 여전하다.

특히 일부 LH 직원이 익명 애플리케이션 등에 이런 상황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린 게 비난 여론에 불을 지폈다.

한 대리급 직원은 "지금은 아예 개인 SNS 자체를 하지 말자는 분위기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소수 직원이 개인적인 감정을 SNS에 담아 크게 비판받았다. 하지만 내부에선 블라인드나 페이스북은 물론이고 비공개 계정 카카오스토리도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좋지 않은 일로 매일 같이 뉴스에 오르내리다 보니 집에선 TV도 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현준·신지영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