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권선지구 개발사업 시행·시공자인 HDC 현대산업개발과 입주민들이 10여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회사 측이 지구 내 미개발 용지를 두고 처음 계획한 상업시설이 아닌 공동주택으로의 변경과 매각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현대산업개발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약속을 어기고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추가 이익을 챙기려 한다며 사기분양이라고 비판한다. 용도변경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을 공공기여금으로 내놓는 내용이 포함된 제안을 수원시가 받아들이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권선지구는 권선동 222-1일대 99만3천㎡ 규모로, 2011년 수원아이파크시티로 첫 분양이 이뤄졌다. 전국 최초 민간 주도형 도시개발방식으로 진행돼 7개 단지 7천여가구가 입주했다. 공동주택 외에도 파출소, 병원, 복합쇼핑몰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는 상업·판매시설용지를 계획했으나 미개발지로 남아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상업용지와 판매시설용지에 공동주택과 오피스텔을 짓겠다며 수원시에 층수 완화도 제안했다. 기타용지와 도시기반시설용지는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지구단위변경안은 절차를 마치고 고시를 앞둔 상태다.
현대산업개발은 설립 예정인 미래형 통합학교에 학교복합화시설을 짓는 등 개발이익금을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애초 상업시설 등 편의시설로 개발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저버린 사기 분양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주민 동의도 없이 용도변경 절차가 진행됐다며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특히 설명회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이 반복해서 제기됐는데 수용되지 않았다고 시를 비판한다. 현대산업개발이 병원과 쇼핑센터 등 대단지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짓지 않고 공동주택으로 바꾸는 데에 대한 논란이 커진다. 기부채납 금액보다 개발이익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특혜 시비도 예상된다.
건설시행사가 개발행위를 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대형쇼핑센터와 병원을 짓겠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가 끝나도 상업시설은 개발되지 않는다. 세월이 흐른 뒤 슬그머니 용도를 바꾸거나 매각한다. 전형적인 '먹튀 수법'이다. 돈이 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다가 돈이 안 되면 모르겠다고 발뺌하는 것이다. 주민들은 수원시가 지구단위변경안을 수용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사업자와 시를 믿은 입주민들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
[사설]현대산업개발의 전형적인 '먹튀 수법'
입력 2021-03-14 20:21
수정 2021-03-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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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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