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직원 9명 매매가격 46% 해당
43억 대출 불법여부 들여다볼 듯
종사자 "조건 등 문제 없어 보여"
시중은행보다 금액 커 이용 많아
 

 

LH 직원들 조직적 땅 투기 의혹14
광명·시흥 신도시가 들어설 부지를 LH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오후 LH 직원 매수 의심 토지인 시흥시 과림동 667번지 일대에 묘목이 식재되어 있다. 2021.3.3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일부 직원의 투기 의혹이 관련 자금을 댄 지역 농협으로 옮겨붙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광명·시흥 지역에 투기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LH 직원 9명에게 모두 43억원을 대출해 준 북시흥농협에 현장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LH 일부 직원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금감원을 통해 불법 대출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직원 9명이 거래한 토지의 매매 가격은 모두 93억원인데 이 중 46%가량인 43억원이 대출인 만큼 과도한 대출이 아니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북시흥농협이 기준을 어겨가며 대출을 했는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대출 과정을 아는 한 농협 관계자는 "대출자가 LH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갖추고 있고, 강남이나 수도권 주요 지역에 거주할 정도로 본래 자산이 풍부했던 사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땅을 담보로 한 대출인 만큼 문제가 있는 대출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북시흥농협 측은 "LH 투기의혹 자금 대출에 대해 자체적으로 언론대응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LH 직원 외에 취재진이 추가로 확인한 투기 의혹 토지도 북시흥농협은 아니지만 또 다른 지역 농협에서 대출이 시행된 것으로 나타나 이들이 왜 지역 농협에서만 대출을 실행했는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시흥시 과림동 7XX번지 3천300㎡가량은 총 거래액 17억1천만원에 지난해 연말 매매됐는데, 매매 금액 중 64.3%에 해당하는 11억원이 지역농협에서 빌린 융자였다.

이런 현상은 지역농협 등 이른바 상호금융권이 일반 시중은행보다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나타난다. 시중은행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감정평가액의 최대 60% 수준으로 대출을 실행한다.

토지 감정평가액이 대체로 실제 거래액보다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림동 7XX번지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비율의 대출을 받은 것이 된다.

지역농협과 같은 상호금융은 비주택담보대출을 40~70%로 관리하고 있어 시중은행보다는 기준이 낮은 편이다. 게다가 과림동 7XX 일대는 5명이 필지 4곳을 나눠 대출을 받은 것이어서 대출 70% 규정을 엄격히 계산해서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들 중 일부는 토지를 담보로 했을 뿐 아니라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잡는 등 다양한 담보 물건을 활용했다.

한편,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의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은 257조5천억원으로 지난 2019년 연말 대비 30조7천억원이 늘어나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지영·이여진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