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2019년 2월21일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용인시 원삼면 448만㎡를 선정해 발표했다. 향후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과 협력업체 50곳이 동반 입주하는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였다. 정부도 반도체 분야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산업의 집적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행정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경인일보 보도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사전 정보 유출로 투기 광풍이 휩쓸고 간 사실이 드러났다(2019년 3월4일자 1면 보도=[단독]용인시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 정보 사전 유출·투기세력 활용 의혹). 2년 전부터 원삼면 일대에서 토지이용계획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된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도면이 유포된 사실을 보도한 것이다. 실제로 경인일보가 공개한 개발도면은 용인시가 공식적으로 공개한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부지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보도는 개발도면 유출 고발에 그치지 않았다. 2016년 832건이던 이 지역 토지거래 건수가 개발도면 유출 시기로 알려진 2017년에 1천42건, 2018년에 1천189건으로 폭증한 사실도 취재해 보도했다. 공동매입 후 분할 등기한 사례, 개발사업 관련자의 차명 매매 의혹, 무자격자의 농지매매 의혹을 제기했다. 사설을 통해 투기 의혹 전면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문제 제기의 이유는 간단했다. 사전 정보를 취득한 투기 세력이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개발 이익을 탈취하는 부정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인시는 수사를 의뢰하지 않았고, 경찰도 수사하지 않았다.
경인일보가 보도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기 의혹은 모든 면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예정지 투기 사태와 판박이었다. 사전 정보를 취득한 투기세력이 경자유전, 토지공개념을 비웃으며 농지를 마구 매입한 뒤 분할해 투기 이익을 극대화했다. 개발정보에 접근 가능한 공기업 직원과 공무원, 민간기업 관계자들이 의심을 받은 것도 마찬가지다.
만일 그 당시에 경인일보의 요구대로 검·경이 투기 세력을 발본색원해 법적 경제적 처벌을 엄정하게 실현했다면 투기 세력에게 엄청난 경종을 울렸을 것이다. 그때 제대로 된 투기방지 대책을 수립했다면 LH 사태를 방지했을지도 모른다.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사설]3기 신도시 전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있었다
입력 2021-03-15 20:12
수정 2021-03-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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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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