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고등학교는 인천광역시 중구에 있는 공립고등학교로, 1954년 개교했다. 유한흥국(流汗興國 : 흐르는 땀이 나라를 부흥하게 한다)이라는 창학 이념 아래 1945년 11월 인천중학교로 출발했다. 수학·물리 영재학급을 운영하며 수준별 이동 수업을 하는 인문계 고교다. 개교 이후 현재까지 중간·기말고사를 무감독으로 치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천을 대표하는 명문고로 숱한 정치인과 의료인, 재계 인사를 배출했다. 1970년대 말에는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 입시에서 전국적 명성을 얻기도 했다. 지난 2018 지방선거에서 동문인 유정복 전 시장과 박남춘 현 시장이 맞대결해 화제를 모았다.
인천시교육청이 제물포고를 신도시로 이전하기로 했다. 학교 부지는 교육청 산하 교육 관련 시설을 집합한 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제물포고 이전은 당연하고도 시급한 과제였다. 학교가 위치한 구도심의 인구가 줄면서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한때 전교생이 2천명을 넘었으나 2021년 현재 418명에 불과한 미니학교가 됐다. 학생 수가 20년 사이 25%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구도심 학교가 처한 심각한 상황을 실감케 한다. 시교육청이 실시한 2021학년도 고교 진학 선호도 조사에서 제물포고는 정원 169명의 절반인 80여명만 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을 방관할 경우 존폐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제물포고 이전은 학교와 지역 모두에 도움이 되는 상생효과가 기대된다. 신도시로 이전하게 될 경우 새로운 교사와 교정을 갖추게 돼 교육환경이 개선된다. 학생 충원이 수월해지고 전체적인 학력 수준이 높아지게 된다. 경기고와 휘문고 등 강북의 명문학교들이 한동안 침체했다,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다시 옛 명성을 되찾은 게 좋은 사례다. 학교가 떠난 자리에 교육 관련 복합시설이 들어서면 지역 경제에도 활기를 주게 된다. 중구 지역의 도시재생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명성 높았던 명문고의 추락에 동문뿐 아니라 지역사회도 안타까워했다. 교육청의 학교 이전 결정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진행해 이른 시일에 새 교정에서 신입생을 맞게 되기를 희망한다. 학교 이전부지에 대한 활용방안도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 학교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는 길이다. 인천을 대표하는 명문 제물포고의 화려한 부활을 기대한다.
[사설]학교와 지역 상생 위한 제물포고 이전
입력 2021-03-17 20:17
수정 2021-03-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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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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