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은 '오세훈'을 야권 단일후보로 선택했다. 다음 달 7일 실시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야권의 두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놓고 실시한 단일화 여론조사의 최종결과다. 당초 22~23일 여론조사를 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이는 바람에 일찍 마무리됐다. 세부적인 득표율은 선거법 규정에 따라 발표되지 않았다. 흘러나오는 얘기로는 오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다고 한다. 적합도와 경쟁력에서 모두 오 후보가 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가 대통령 지지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음을 인정한다면 일단 야권에 유리한 국면이다.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는 문재인 정부에게서 마음이 떠나고 있는 국민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가까운 일자의 여론조사(한국사회여론연구소, 19∼20일)에선 문 대통령 지지율이 34%로 집권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15∼19일)는 34.1%의 지지율을 보였다. 특히 한국갤럽의 여론조사(16∼19일)에선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서울지역의 지지율이 27%까지 내려갔다. 평소 문 대통령 지지율이 낮게 나타나는 대구·경북보다도 낮은 지지율이다. 부정적 평가 또한 취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정권에 대한 심판 또는 견제로 작동하길 바라는 서울시민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후보 단일화 이전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리얼미터가 지난 20~21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와 안 후보 중 누가 야권 단일화 후보가 되든 모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에게 20%P 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단일화가 막판에 틀어져 3자 구도가 될 경우에도 야권에 유리한 판세다. 급기야 여권에서 여론조사를 믿을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선거 초반의 주도권은 이렇게 분명히 야권이 잡았다. 하지만 이즈음의 여론조사로 나타나는 야권의 우세는 결코 야권이 잘해서가 아니다. 집권세력이 못해서이다. 집권세력이 저지르고 있는 잇따른 도덕성·공정성·형평성의 훼손 때문에 민심이 떠나고 있는 것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바라던 후보 단일화를 이룬 야권이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단일화를 성사시켜준 국민들에게 스스로의 능력으로 어떻게 화답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