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카페에선 '대결양상' 번져
'시스템 자체' 개편 목소리 커져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이번엔 '무차별 리뷰'에 떨고 있다.
인터넷 공간을 통해 민감한 상황이 알려지면 곧바로 '리뷰 폭탄'으로 이어지는 일이 최근 잦아진 까닭이다. 자영업자들은 리뷰 시스템 자체를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4일 일산의 한 개인 카페에는 순식간에 1만7천개가 넘는 장소 리뷰가 달렸다. 트위터 익명 계정을 통해 '아르바이트 채용과정에서 페미니스트 차별'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처음엔 1점 리뷰가 이어지다, 곧바로 해당 카페를 옹호하는 네티즌도 나오면서 '대결 양상'으로 번졌다.
카카오맵 리뷰는 별도의 인증 절차가 없다. 그저 로그인만 하고, 장소만 특정하면 그 장소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리뷰를 쓸 수 있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정말 잘못했으면 몰라도, 그저 밉보여서 문을 닫아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다. 수원 영통구의 한 카페 사장은 "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한 사람의 충동적인 악의가 제어할 수 없는 눈덩이가 돼 굴러올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앞서 네이버는 허위 리뷰를 막기 위해 지난 2019년 말 '영수증 인증'을 통한 장소 인증 리뷰 시스템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부작용이 나왔다. 영수증 사재기를 통한 허위 리뷰나, 영수증 리뷰를 빌미로 한 갑질 등이 지속한 것.
이에 네이버는 지난 17일 '별점 시스템'을 없애고, AI(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태그 구름'으로 리뷰를 대신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는 개편 대신 내부 검수를 착실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맵 리뷰 관련 장소 인증과 같은 방식의 개편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현재 내부 운영자가 별점 리뷰에 대해 전체 검수를 하고 사생활 침해, 욕설, 광고 등 부적절한 리뷰는 삭제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