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대표, 시행사 대표 맡았던 인물
일부 설립년도 이전 사업 참여 홍보
내세울 실적 없는데 1조 사업 총괄
사무실 닫혀있고… 전화도 안받아
전직 경기도 공무원 A씨가 업무상 얻은 기밀을 이용해 가족 명의로 토지를 매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3월26일자 1면 보도=3곳째 드러난 '유령회사'…산업단지 개발도 손 뻗쳤다)와 관련, 사업 시행사 중 A씨가 감사로 등재된 삼원산업개발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무원으로 재직 중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예정지 인근 부지를 잇따라 매입한 A씨가 퇴직 후엔 이 사업에 참여하는 회사에 취직한 것이다. 삼원산업개발의 대표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시행사의 대표로도 활동했던 만큼 A씨와 삼원산업개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반의 관계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경기도에서 2009년부터 기업 투자 유치 업무를 담당한 A씨는 2019년 5월 도를 퇴직한 후 6개월 뒤인 그해 11월 삼원산업개발의 감사로 취임했다.
2016년 설립된 삼원산업개발이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했다고 밝힌 사업은 상당 부분 SK건설, 호반산업, 교보증권이 주도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도 그 중 하나다. 해당 산단을 조성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용인일반산업단지(주)에는 SK건설과 교보증권, 삼원산업개발이 참여하고 있다. 삼원산업개발의 대표인 E씨는 지난해 1월까지 용인일반산업단지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현재는 용인일반산업단지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삼원산업개발은 2016년에 설립됐지만 대한건설협회엔 지난해 1월에 가입, 아직 시공능력평가가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삼원산업개발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에 참여하기 전 화성 정남일반산단과 남양주 금곡일반산단에 참여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남양주 금곡일반산단은 삼원산업개발이 설립되기 전인 2015년에 완공됐고 화성 정남일반산단 역시 2015년부터 사업이 추진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에 참여하기 전 수주 실적과 객관적인 시공 능력 등이 두드러지지 않음에도 이곳 대표가 1조원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 사업을 총괄한 것이다.
지난 26일 찾은 삼원산업개발 사무실 내부에서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고 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 벨을 누르고 회사 측으로 전화를 해봤지만 답이 없었다.
SK건설 측은 삼원산업개발과의 관계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참여에 대해 "경기지역 회사이기 때문에 함께 참여 중인 것으로만 알고 있다. 이 기업에 전직 경기도 공무원이 감사를 맡고 있다는 점은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역시 "대표 건설사를 보고 각 사업에 참여했을 뿐이다. 삼원산업개발 등과의 관련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3·4·7·8면
/강기정·남국성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