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에 압수
처분 근거 없어 3년여 동안 보관
당시 2억7천만원에서 가격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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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AP=연합뉴스

검찰이 '리벤지 포르노' 등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로부터 범죄수익으로 몰수한 비트코인 120여억원 어치를 매각해 국고로 귀속시켰다.

수원지검은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 'AVsnoop.com' 운영자 안모(37)씨로부터 몰수한 191비트코인을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매각해 대금 122억9천400여만원을 국고에 귀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개정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 당일 몰수한 비트코인 전량을 환가 처분했다. 가상자산 형태의 범죄수익을 국고로 귀속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 시행 당일 비트코인을 처분한 이유는 시세 변동 폭을 예측하기 어려운 가상화폐의 특성을 고려하고 환가시기에 대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대법원은 2018년 5월 안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6월, 범죄행위로 취득한 191.3비트코인의 몰수, 6억9천500여만원 추징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몰수의 대상을 물건으로 한정하지 않고 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비트코인을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볼 수 있고 범죄행위로 취득한 부분이 특정되므로 몰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이 판결은 가상화폐에 대한 첫 몰수 확정 판결이었다.

검찰은 이 판결 이후에도 처분 근거가 없어 3년여 동안 전자지갑에 비트코인을 보관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비트코인의 가치가 폭등하면서 국고로 귀속한 범죄수익이 크게 불어났다.

앞서 2017년 4월 경찰이 수사 당시 압수한 191비트코인의 가치는 2억7천여만원(개당 약 141만원) 수준이었다.

191비트코인은 수원지법 항소심 법원이 가상화폐의 가치를 인정하며 몰수 판결한 2018년 1월엔 약 25억원(개당 약 1천309만원)이었다. 검찰이 매각한 지난달 25일 191비트코인의 가치는 122억9천400여만원(개당 약 6천436만원)으로 경찰 압수 당시보다 45.6배 뛰었다.

검찰 관계자는 "다양한 형사사건에서 범죄수익을 가상자산의 형태로 보관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형태의 범죄수익에 대한 철저한 추적, 환수를 통해 범죄수익 은닉의 유인을 철저하게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