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받는 104세 어르신
만 7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수원 아주대학교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104세 최고령 어르신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2021.4.1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만 75세 이상 고령층 접종 시작
"독감 예방주사와 다를게 없다"
같은 동네 사돈과 함께 찾기도
"코로나19 빨리 끝나기를 바라"

만 75세 이상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예방접종이 1일부터 시작됐다. 수원을 비롯해 고양, 성남, 안양, 남양주 등 경기 지역 5개 예방접종센터와 연수구와 서구 등 인천 지역 2개 예방접종 센터에서는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우려보다는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다.

이날 오전 9시께 수원시 제1호 예방접종센터로 지정된 아주대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예방접종을 마친 수원시 최고령 접종자 A(104)씨는 "주사 바늘이 들어가니까 따끔했다"며 "독감 같은 다른 예방 주사와 다를 게 없었다. 덤덤하게 맞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해 화이자 백신 주사를 맞으려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어르신도 있었다.

80대 김모씨는 "AZ 백신 부작용 뉴스를 보고 걱정이 많았는데 시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해 접종 신청을 했다"며 "예방접종을 한만큼 코로나19가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2시30분께 인천 서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는 사돈 사이인 박정순(91)씨와 이수정(90)씨가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았다.

박씨는 "나이 들어서 주사를 한두 번 맞은 것도 아니고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끄떡없을 거 같은데 (주사) 놓아준 사람들이 얼른 집에 가서 꼼짝없이 누워 있으라고 했으니 그렇게 해야지"라고 말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이들은 평소라면 매주 1~2회가량 만나 담소를 나누고 여가 활동도 함께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화로만 안부를 물었다며 아쉬운 기색을 나타냈다. 이씨는 "오랜만에 얼굴이라도 보려고 함께 예방접종센터에 왔다"며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게 주사도 맞았으니 조만간 사돈댁에 놀러 가도 되는 거냐"고 웃었다.

이날 접종센터를 방문한 어르신들은 입구에서 체온체크와 QR인증 등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코로나19 예방접종 예진표를 작성했다. 이후 번호표를 받아 예진과 접종을 한 뒤 대기 장소에서 30분간 이상 여부를 살피고 귀가했다.

한편 경기도는 75세 이상 어르신과 노인시설의 입소자·종사자 등 75만6천여명이 접종 대상이다. 도는 5개 예방접종센터를 시작으로 오는 5월까지 예방접종센터를 48개소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은 이달 내에 연수구와 서구·동구·부평구·강화군에 예방접종센터가 추가 운영된다. 인천의 접종 대상자는 총 16만7천명이다.

/이원근·박현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