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선거전을 벌였던 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가 단순히 서울과 부산 시장을 뽑는 데에 그치지 않고 1년도 안 남은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선거 승패에 따라서 여야 진영 내에 만만찮은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공표 기간의 마지막 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기록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조직표가 위력을 발휘한다면 결과는 예측불허다.
집권당이 패배한다면 친문주류에 의해 독점되다시피 한 민주당 내의 세력 재편은 물론 여권발 정계개편도 가능할 수 있다. 만약에 예상을 뒤엎고 여권이 승리한다면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는 자신감이 오히려 집권당의 오만과 독주를 강화시킬 수 있다. 이변 없이 야권이 승리한다면 야권은 여당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해석하지 않고 국민들이 제1야당을 수권정당으로 인정했다는 섣부른 자신감으로 오히려 보수야권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서울과 부산 시장 선거에서 1승 1패를 기록한다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선거결과에 대한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진영논리가 증폭되면서 정국의 대치는 한층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 후 여당이나 야당발 정계개편 등 어떤 상황이 되어도 정국은 급속하게 대선 정국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고 민생은 정치논리에 의해 외면당하고 양극단의 지지자들에 의해 극한적 대립을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선거는 양측 모두 부동산 관련 공약을 내세우면서 정책이나 공약의 차이보다는 네거티브와 흠집내기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양대진영의 총력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선거는 초반부터 과열·혼탁 양상을 보여왔다.
선거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패배한 쪽은 왜 유권자로부터 외면받았는지를 성찰하고 반성함으로써 민생정치를 복원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승리한 쪽도 인물과 공약보다는 상대 정당에 대한 심판의 의미인 반사이익으로 이겼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선을 불과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시기에 치러지는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되는 선거이지만 선거 결과를 내년 대선과 과도하게 연결시키는 우를 범하는 정당은 또 다른 심판에 직면할 것이다. 선거결과에 겸손하게 승복하고 민생에 천착하는 정당이 내년 대선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설]보선 결과를 과도하게 대선과 연결시키지 말아야
입력 2021-04-04 20:11
수정 2021-04-0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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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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