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0년생 최고조… 이후 점차 하락
道 입목지 대부분 31년생 이상 나무
30년뒤 60년생되면 흡수 거의 못해
70% 가까이 사유지… 관리 어려워
경기도내 산림의 80%가 심은 지 오래된 나무들로 탄소를 흡수하는 양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30년 후에는 탄소 흡수율이 급격히 떨어져 '무늬만 푸른 숲'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국립산림과학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내 입목지 83%가 31년생 이상의 나무들이다. 입목지는 맹지를 제외한 산림 지역을 의미한다. 1970~1980년대에 녹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국에 나무를 심었는데 시간이 흘러 중장년기 또는 노년기에 들어선 것이다.
수령이 늘어난 나무들이 가장 많은 곳은 광명시와 부천시로 95%에 달했고 고양·과천·구리·김포·동두천·수원·시흥·안양·양주·포천 등 10개 시들도 90% 이상이었다. 최저인 남양주시도 산림의 71%가 31년생 이상의 나무들이었다.
나무는 나이가 들면서 흡수할 수 있는 탄소량이 줄어든다. 21~30년생 때 가장 많이 탄소를 흡수했다가 이후 점진적으로 줄어들어 60년생 이상부터는 흡수량이 거의 없다.
나이가 든 나무가 많은 산림일수록 공기를 정화하는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25년생 중부지역 소나무는 1㏊마다 탄소 15.8t을 흡수하는데 15년이 지나면 절반 이하인 6.4t으로 줄어든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30년 뒤에는 '초고령화' 숲이 돼 정화 기능을 상실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해마다 탄소 흡수량이 100만~200만t씩 줄어들고 있다는 게 국립산림과학원의 설명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수년 전부터 산림을 경영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2019년 4월1일자 3면 보도=['숨'잃어가는 숲, 방향잃은 숲 가꾸기·(上)무엇이 문제인가]예산부족에 '솎아베기' 손놓고 사업동의 못받아 사유림 '방치')가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오래된 나무는 베어내고 새로운 나무를 심어서 건강한 숲을 유지해야 하는데 산림의 70% 가까이가 사유지로 소유자의 허락 없이는 나무를 벨 수가 없다. 산림 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국유림과 달리 사유지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멀쩡한 나무를 베어내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크다.
한희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는 "산림을 가만히 둬도 괜찮을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건강하게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지 않을 수 있다"며 "산림도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산림청은 올해부터 탄소중립 추진전략안을 구성해 나이 든 나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입장이다. 도에서도 매년 800㏊에 달하는 조림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는 정책 방향만 결정된 상황"이라며 "(나이 든 나무가 많은 구조를) 개선해 나가기 위해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