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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7일 수원에 위치한 경기주택도시공사와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연구원 등 7개 기관을 경기 동·북부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해당 기관 소속 시설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23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광교비즈니스센터에 공공기관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2021.2.23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이하 경공노총)과 수원 광교지역 주민들이 도의 공공기관 이전 지역 선정 작업에 대한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동시에 집행정지를 법원에 신청했다. 사법기관이 도의 공공기관 이전 절차가 위법하다고 판단, 무효 처분이 내려질 경우 앞서 결정된 다른 공공기관 이전 절차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공노총 측은 9일 수원지방법원에 경기도의 7개 공공기관 이전 지역 선정 절차에 대해 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도는 수원에 소재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기주택도시공사·경기연구원·경기도농수산진흥원·경기도여성가족재단·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복지재단 등 7개 기관을 이전키로 결정, 12일까지 유치를 희망하는 시·군으로부터 신청을 접수받는다.

각 공공기관은 지방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받음에도 도에서 이전을 결정한 것은 해당 법을 위반한 조치라는 이유에서다. 또 이전 대상 기관 중 경기신용보증재단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기관 소재지를 변경하려면 정관을 개정해야 하고 이는 정부부처 승인 사항임에도 도가 권한을 남용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기관 이전에 따라 각 공공기관 직원들에 노동상 중대한 변화가 예상됨에도 이렇다할 타당성 검토와 의견 수렴 등의 절차 없이 진행되는 점은 노동관계법 위반 등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의 공공기관 이전 절차가 위법하다는 경공노총 등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앞서 결정된 다른 기관들의 이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도는 2019년에는 경기문화재단·경기관광공사·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을 고양시로, 지난해에는 경기도일자리재단을 동두천시로, 경기도사회서비스원을 여주시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을 양평군으로 이전키로 각각 결정한 바 있다.

소송을 대리하는 김성훈 변호사는 "해당 계획으로 인해 각 공공기관의 직원들과 가족, 인근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 분들이 큰 영향을 받는데 이에 대한 의견 수렴과 대책 마련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점이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경공노총 측은 "절차를 중단했을 때의 피해는 심각하지 않지만 강행했을 때 이해관계인들이 받는 기본권 침해는 매우 중대하다. 집행정지를 통해 절차적 위법성을 제거하거나 보완한 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공노총 측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경기도 측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