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안 죽은 게 천운이야."
11일 오전 9시30분께 남양주시 다산동 A 아파트 1단지 경로당에 마련된 대피소에는 전날(10일) 화재로 긴급 대피한 주민 10여명이 모여 있었다. '긴급구호물품'이라고 적힌 상자와 아침으로 해결한 듯한 컵라면 등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지난 10일 오후 4시29분께 A 아파트 9단지 1층 상가에서 발생한 불로, 주민 등 수백 명이 대피했다. 이 중 87명이 남양주시가 마련한 인근 학교 체육관과 단지 내 경로당 등 11곳의 대피시설에서 밤을 보냈다. 불은 이날 새벽 2시37분께 완전히 꺼졌지만, 여전히 주민들은 불안함을 토로했다.
불이 난 아파트 주민 조모(50)씨는 "자정까지 밖에 있으면서 화재 상황을 확인하느라 잠은 2시간도 채 못 잤다"며 "안전점검하고 오전 10시면 들어갈 수 있는지 확인해 준다고 해서 일단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대 서모씨는 "어제 여기서 잠을 자는데 잘 때는 다들 마스크를 벗고 자니까 (코로나 19 감염)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9시30분께 남양주시 다산동 A 아파트 1단지 경로당에 마련된 대피소에는 전날(10일) 화재로 긴급 대피한 주민 10여명이 모여 있었다. '긴급구호물품'이라고 적힌 상자와 아침으로 해결한 듯한 컵라면 등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지난 10일 오후 4시29분께 A 아파트 9단지 1층 상가에서 발생한 불로, 주민 등 수백 명이 대피했다. 이 중 87명이 남양주시가 마련한 인근 학교 체육관과 단지 내 경로당 등 11곳의 대피시설에서 밤을 보냈다. 불은 이날 새벽 2시37분께 완전히 꺼졌지만, 여전히 주민들은 불안함을 토로했다.
불이 난 아파트 주민 조모(50)씨는 "자정까지 밖에 있으면서 화재 상황을 확인하느라 잠은 2시간도 채 못 잤다"며 "안전점검하고 오전 10시면 들어갈 수 있는지 확인해 준다고 해서 일단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대 서모씨는 "어제 여기서 잠을 자는데 잘 때는 다들 마스크를 벗고 자니까 (코로나 19 감염)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갑작스럽게 번진 불과 연기로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하고 뛰쳐나왔다면서 당시 긴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주민 신모(57)씨는 "집에서 통화하고 있는데 오후 3시30분쯤 갑자기 아들이 빨리 대피하라고 소리를 질렀다"면서 "창문 밖을 보니까 18층까지 검은 연기가 올라와 다급하게 슬리퍼만 신고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1층 출입문을 여니까 어마어마한 가스와 연기가 짧은 틈에 통로를 채웠고 코와 입으로 연기가 마구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1층 상가에서 시작한 불이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으로 옮겨붙으면서 큰 폭발음도 잇따랐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일부 주민들은 비상벨과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고 호소했다.
전날 불이 난 건물은 지상 18층, 지하 3층 규모로 364세대가 살고 있다.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었지만, 상가 위 아파트에서는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등 41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또 다른 긴급 대피소인 도농중학교 체육관 2층에는 26개의 텐트(쉘터)가 설치됐다. 텐트 안에는 빨간색 긴급구호물품 상자 위로 컵라면과 물병, 나무젓가락 등 구호물량이 놓여 있었다. 이곳에는 주민 57명이 대피했는데, 체육관 입구에는 급하게 손으로 쓴 '화재 관련 안내' 종이가 붙어있었다.
화재 현장은 불이 꺼진 지 10시간가량이 지났지만, 여전히 매캐한 탄 냄새가 진동했다. 현장에는 주민뿐만 아니라 많은 상인도 화재 조사 현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상가는 1·2층에 185곳이 입주한 A 건물 곳곳은 돌을 던진 듯 창문이 깨져 있었다.
여전히 화재 현장에는 인근 주민들이 모여 까맣게 그을린 건물 외벽을 노란 통제선 밖에서 바라봤고, 경찰과 소방당국은 입주민들이 들어갈 수 있는지 안전점검을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상인들은 코로나 19에 이어 화재까지 덮쳐 앞길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50대 상인 정모씨는 "최근에 10시까지 연장하면서 그나마 숨이 트였는데, 어제 불이 나서 이제는 들어가지도 못한다"며 "여기는 상가협의회도 없어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주말이라 손님이 많을 것 같아서 재료도 많이 주문해놨는데, 음식물 쓰레기만 잔뜩 나오게 생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전날 1천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피시설을 긴급하게 마련했던 남양주시는 오후 3시께 입주민들이 다시 들어갈 수 있는지를 다시 알릴 예정이다.
/이종우·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