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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평택시 현덕지구. 2021.2.16 /김도우기자pizza@kyeongin.com

경기도 자체 감사에서 도내 개발사업지구 내 투기 정황이 의심되는 도청 소속 공무원 3명이 적발된 가운데 이들 모두 평택 현덕지구 인근 토지를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주도한 개발지구 사업 내 공직자 투기를 감사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도청과 GH, 경기경제자유구역청 등에서 근무했던 직원 및 그의 직계존비속이 용인 플랫폼시티·성남금토·광명학온·안양 인덕원·안양 관양고·평택 현덕지구에서 투기한 정황이 있는지를 조사한 것이다.

지난 9일 발표한 1차 조사 결과 평택 현덕지구 인근의 토지를 매입, 투기가 의심되는 도청 공무원 3명이 적발됐다. 현덕지구는 지난 2008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개발이 지지부진했다가 최근에서야 사업이 재추진됐다. 기존 사업시행자와 소송이 일단락되면서 지난해 대체사업자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대체사업자를 선정하기 전부터 현덕지구엔 투기 세력이 모였고 이에 도는 지난해 7월 기획부동산 의심 법인 11곳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도는 3명 중 1명은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판단해 고발 조치했다. 나머지 2명의 경우 현덕지구 인근의 농지를 매입하고도 영농행위를 하지 않았기에 농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농지법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농사를 짓지 않거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할 경우 1년 이내에 처분해야 해야 하는데 처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처분 대상 농지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농지이용실태조사를 시행해야 하는데 조사 대상지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적발된 공무원들 역시 농지취득자격증명 신청 시 연령과 직업을 61세 주부로 기록하는 등 허위로 작성하고 영농행위는 하지 않았지만 수 년 뒤인 지금에서야 드러났다.

평택시 관계자는 "지난해 조사 대상지는 3천400㏊지만 현장 조사 담당 인력은 읍·면·동 별로 1~2명 정도"라며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모든 대상지의 영농 여부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찰 수사 의뢰 대상 공무원 2명이 취득한 농지가 실태조사 결과 처분 대상으로 분류됐는지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 "각 시·군에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실제 적발률은 2%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