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후 6시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에서 열린 미얀마 희생자 추모 집회에 참석한 한 대학생의 말이다. 이날 집회는 전국 곳곳에서 열렸으나 미얀마인들에게 의미가 남다른 지역을 찾아 대구에서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인천 부평은 미얀마에서 온 이주민이 대거 정착해서 사는 곳이다. 미얀마 불교사원이 있고 한국에 유학 중인 학생, 노동자, 활동가 등 재한 미얀마인들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가 활성화한 곳이다.
최근 미얀마 군부에 의해 공개 수배된 소모뚜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위원장도 이곳에서 자국의 동료들과 함께 미얀마 전통 음식점, 소매점 등 협동조합형 기업 '브더욱 글로리'를 운영하고 있다. 정치적 난민인 그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소모뚜 위원장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요청한 미얀마인 비자 발급 연장 제안도 최근 수용되면서 2만5천여명의 미얀마인들은 안전하게 한국에 머무를 수 있게 됐다. 소모뚜 위원장은 "진정한 민주주의는 국경이 없다. 군부 쿠데타에 맞서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미얀마를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모여 미얀마의 민주화를 이뤄내는 것"이라며 "SNS를 통해 한국 시민들이 지지하는 모습을 미얀마 시민들과 공유하는데, 다들 '먼 곳에서 지지해주니 큰 힘이 된다'고 고마워한다"고 말했다.
소모뚜씨의 바람대로 지역사회에선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며 구금자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등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인천시의회와 부평·계양구의회는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지역 종교단체선 후원금을 모금해 미얀마인들에게 전달했다. 최근엔 기초자치단체인 부평구도 미얀마를 도울 방안을 찾기 위해 나섰다. 한국에서 보내는 지지와 연대가 미얀마의 봄을 앞당기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
/박현주 인천본사 사회팀 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