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변화로 위기 극복 4번째 민주정부로"… 경기정치권 바통터치 주목
박 "당 주도 실질적 당정청 관계 정립… 민심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4·7 재보궐선거의 참패로 지도부가 총사퇴한 더불어민주당의 위기를 수습해 나갈 차기 원내사령탑 선출이 4선 의원 간 맞대결로 압축됐다.
애초 4선의 윤호중(구리)·박완주·안규백 의원과 3선 김경협(부천갑) 의원 등 4자 대결이 유력하게 관측됐지만, 안·김 의원의 불출마 결정으로 윤 의원과 박 의원 간 양자대결이 성사됐다.
윤 의원이 원내대표에 입성하게 되면 김태년 의원에 이어 내리 경기도 정치권에서 원내사령부를 이끌게 된다.
지난해 당 사무총장으로서 총선 압승을 견인한 친문계인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출마 선언에서 "174명의 민주당 의원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당의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면서 "변화된 민주당의 모습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반드시 네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당정협의를 제도화해 강력한 당정청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른바 '친문 2선 후퇴론'에 대해 "당을 단합시키는 가운데 혁신할 수 있는 적임자로 여러 의원님이 저를 선택해주리라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반면 박 의원은 운동권 86그룹으로, 당내 진보·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대표를 지냈다.
박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 주도의 실질적 당정청 관계를 정립하겠다. 당과 청와대는 민심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민심을 얻을 수 있다"면서 "지난 1년 당정청협의가 민심에 부합했는지, 당내협의는 충분했는지 뒤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원내사령탑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친문계인 윤 의원과 비문진영의 박 의원의 신경전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른 책임론 공방이 가열되면서 향후 당내 권력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경선을 통해 당내 입지를 다시 굳힐지, 아니면 재보선 참패의 책임론에 밀려 지금의 입지마저 흔들릴지 주목된다.
인천지역 A의원은 "그동안 당내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 온 친문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소통과 혁신에 나선다면 지금의 위기 상황이 보다 빨리 극복될 것 같다"면서도 "다만, 친문만의 고집과 아집으로 불통을 지속한다면, 당이 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도 정치권에서는 김태년 전 원내대표에 이어 윤 의원이 '원내사령탑 바통'을 다시 이어받을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도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전국 최다 의석을 확보하고도 국회의장과 당대표 자리를 타 지역 정치권에 넘겨줬다"며 "이번 원내 선거는 경기도의 위상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며 '경기도 역할론'을 강조했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