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개반·교무실 그대로 복원·보존
참사 사회적 고민 행정지원 역할
"세계적으로 이런 기록사례 없어"
복도 끝자락에 자리한 교무실 칠판엔 '교사 사전교육자료, 학생비상연락망, 호루라기, MR준비, 구급함 및 상비약'이 길게 나열됐다. 이를 모두 묶어 '교사 준비물'이라고 적혔다. 수학여행 가기 전날의 설렘과 긴장이 묘하게 섞여 있었다.
그렇게 떠난 즐거운 수학여행은 7년이 다 되도록 끝마치지 못했다. 다시 찾아온 그날의 봄, 7번째 '4월16일'을 나흘 앞둔 12일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 안산에 '4.16민주시민교육원'이 개원했다.
옛 안산교육지원청을 리모델링해 만든 4.16민주시민교육원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을 기억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민주교육의 장으로 건립됐다.
교육원 광장을 중앙에 두고 한편엔 '미래희망관'이, 맞은편엔 '기억관'이 서 있다. 기억관은 2014년 4월16일에 멈춘 단원고 기억교실을 원형대로 옮겨왔다. 아이들의 손때가 묻은 책상과 의자는 물론이고, 문틀에 새겨진 낙서들까지도 옮겨졌다.
전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표이자 초대 4.16민주시민교육원장을 맡은 전명선 원장은 "(학교에 보존되지 못하고) 장소가 이동한 것은 아쉽지만, 보존과 복원, 기록을 시민사회단체와 학계가 나서 해냈다는 데 집중했다"며 "왜 이런 참사가 계속 일어났느냐를 사회가 고민하려면 반드시 기억돼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이 뒷받침돼야 하고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고 교육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억관 2, 3층에는 단원고 2학년 10개반 교실과 교무실이 복원됐는데, 실제 단원고 2학년 교실 안에 있던 시설물을 비롯해 교실 자재들까지 옮겨와 그대로 보존됐다.
전 원장은 "전 세계 어디에도 이렇게 참사 현장을 기록하고 보존한 사례는 없다. 교육원 안에서 다양한 교육사업과 기억교실을 결합해 교육자료로 활용할 것"이라며 "유네스코 등재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개원식에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비롯해 문호승 사회적참사특별위원장,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김남국 국회의원, 윤화섭 안산시장 등이 참석해 기억교실 등을 둘러보고 희생 학생 자리에 앉아 추모글을 적기도 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그립고 보고 싶다. 별이 된 단원고 친구들의 그 사랑과 꿈을 이곳에서 이어갈게. 늘 여기에 와서 함께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자"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 인터뷰 3면([인터뷰]전명선 4.16민주시민교육원 초대 원장 "운영·자문위 조직, 교육활동 위한 싱크탱크 만들 것")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