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발방지책' 요구로 추모문화 변화
교육원 지향하는 가치 '시민 참여'
선체보존 등 '참사기억 플랫폼' 역할
기억교실 '유네스코 등재' 노력도
그는 평범한 학부모였다.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며 단란한 가정의 가장으로, 아빠로 살았었다. 이제는 과거형이 돼버린 평범한 삶을 뒤로하고 전명선 4.16민주시민교육원장은 차라리 만들어질 일이 없었다면 더 좋았을 공공기관의 초대 책임자가 됐다.
세월호 참사 7주기, 그리고 원장을 맡게 된 소감을 묻자 그는 "항상 받는 질문이지만, 소회라기보다 답답함이 더 많다"고 차분히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가 7번째를 맞는데, 조사위원회가 활동하고 있지만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진상규명도 부진하고 우리 아이들의 안식처가 될 생명안전공원은 아직 첫 삽을 못 뜨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7번째 봄, 약속 중의 하나였던 4.16민주시민교육원이 뒤늦게라도 개원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전 원장은 "희생된 아이들과 선생님, 유가족, 생존 학생들에게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로 변화한 것 중에 추모문화가 바뀐 것을 꼽았다.
전 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만 해도 같이 손잡고 우는 것에 그쳤다면 참사 이후 대형참사가 있을 때마다 애도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는 것이 큰 변화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참사에 대한 피해지원, 보상 등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부모로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진상규명과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 끈질긴 요구에 4.16민주시민교육원이 문을 열었다.
전 원장은 교육원이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시민의 참여를 강조했다.
그는 "전국의 학생과 교사, 시민들이 교육원을 통해 바라는 민주시민교육이 있을 것이다. 그 희망들이 교육원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본다"며 "학생과 교사, 시민 등을 통한 거버넌스 활동은 물론이고, 운영 및 자문위원회를 조직해 교육원의 교육활동을 위한 싱크탱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단원고 2학년 교실과 교무실이 그대로 보존된 '416 기억교실'에 대한 향후 계획도 밝혔다.
전 원장은 "남은 학생들이 단원고와 세월호 참사 교훈을 이어나가기 위해 학교 교육이 정상화돼야 하고 그런 면에서 어쩔 수 없이 단원고 내에 기억교실 존치를 못했지만, 이곳에 그대로 복원하는데 집중해 보존시켰다"며 "가족협의회와 꾸준히 이야기해온 것이 기억교실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것인데, 이제부터 구체적인 노력을 할 것이다. 사고 현장에서 시작해 부모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나서 보존하고 복원했고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416생명안전공원, 세월호 선체보존 등 교육원이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며 "그 기틀을 다지는 초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