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경기장차연)은 '경기도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을 출범하고, 비장애인중심주의·장애인차별철폐로 장애인의 권리보장과 지역사회 완전한 통합을 촉구했다.
경기장차연은 13일 오후 2시 수원역 광장에서 경기도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경기420공투단) 출범식을 열었다. 경기420공투단은 매년 4월 20일 정부가 주도해온 시혜적이고 일회적인 행사를 거부하고, 장애인에 대한 모든 차별에 맞서 싸우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바로 세우고자 장애와 인권, 노동, 사회단체가 연대한 공동투쟁기구다.
이들은 경기도 장애인 탈 시설권리선언을 비롯해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200개 보장, 경기도 장애인이동권 보장을 주요 요구로 촉구했다. 이는 경기장차연 등 시민단체가 끊임없이 경기도 등에 촉구했던 주요 정책들이다.
권달주 경기장차연 상임대표는 "정부가 정한 차별과 시혜, 동정의 날인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장애인차별 철폐의 날로 선언해 당당한 차별에 저항해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년간의 싸움 끝에 오산 성심 재활원의 시설폐쇄 명령이 내려졌는데, (지자체와 경기도는) 이후 대책을 만들지 않고 있다"면서 "정책과 예산도 확보하지 않고 말로만 하는 탈 시설이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 오산 성심 재활원에서 장애인 학대사건이 발생, 지난달 시설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폐쇄 명령 이후 별다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장애인의 타 시설 전원조치가 전부였다 것이다. 더욱이 경기도는 올해 4월 안에 경기도 장애인 탈 시설 권리선언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지난해까지 탈 시설 자립정착금을 받은 장애인은 11명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두 번째 요구안은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보장으로, 경기도 내 18세 이상 성인 발달장애인의 주간 활동 보장을 외쳤다. 이들의 취업률은 17%에 불과하며, 3만4천여명의 성인 발달장애인들은 주간활동서비스와 복지관 운영 프로그램 등만 가능해 낮 시간 내내 활동이 제한된다고 비판했다.
탁미선 경기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낮 시간 활동이 제한된 성인 발달장애인들은 지금 이 순간도 답답한 상황을 어찌하지 못하고 몸부림치고 있다"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은 코로나 19 이전과 이후 별반 다르지 않다. 10년, 20년을 넘게 죽지 못해 살아간 발달장애인의 삶이 어땠을지 돌아봐 달라"고 토로했다. 이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도 이 아름다운 봄날을 만끽하고 싶고 하루를 역동적으로 살아가고 싶다"며 "이를 위해 발달장애인 주간 지원체계, 공공일자리, 소득 보장에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은 10년 넘게 경기장차연이 요구해온 정책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민선7기 경기도 교통 분야 공약으로 2021년까지 저상버스 32% 도입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경기도 연차별 저상버스 도입률은 2018년 12.7%, 2019년 13.6%, 2020년 15.2%에 그쳤다.
저상버스 대체로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특별교통수단으로 장애인 콜택시가 있지만, 31개 시·군의 운영기준이 제각각이라 통합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경기장차연은 10년 넘게 광역이동지원센터 설치, 일원화된 운영 지침 확립 등을 요청했다.
정기열 경기장차연 공동대표는 "서울의 저상버스 도입률은 57%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는 목표 달성을 위해선 신규노선마다 저상버스를 도입해야만 한다"며 "장애인 콜택시의 도입률은 경기도가 높지만, 운영기준이 제각각이라 서울에서 의정부는 가능한데, 의정부에서 서울은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넘게 외친 광역이동지원센터 설치를 하겠다고는 했는데, 이제는 분리형으로 할지 통합형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경기420공투단은 이날 출범대회를 시작으로, 장애인의 교육권과 주거권, 건강권, 발달장애인 권리보장을 장애인정책 요구안으로 세우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