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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쌍용자동차가 경영난으로 인한 법정관리를 눈앞에 두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이날 평택 쌍용자동차 출고센터가 텅 비어 있다. 2021.4.8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에디슨모터스, 매출액 809억 불과 2천~3천억원 자금 동원력 '의문'
케이팝모터스, 인수 앞두고 국내 홀딩스 설립 회생과정 예의 주시
박석전앤컴퍼니, 기업인수합병 전문업체로 가시화땐 후폭풍 예상
쌍용차, 우선권 쥔 HAAH와 물밑협상중… '상장폐지'에 이의신청

이번 주 중으로 기업회생절차 개시 여부가 결정되는 쌍용자동차(4월12일자 2면 보도=쌍용차, 이번주 회생절차 개시 결정…'청산'보다 '존속')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전기버스, 전기차, 사모펀드까지 인수전에 뛰어드는 모양새로 현재로선 기존 신규 예상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가 우선권을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공식·비공식적으로 쌍용차 인수 의사를 표명한 기업은 6~7곳에 이른다. 이 중 전기버스 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업체인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가 현재까지 인수 의사가 확인된 기업들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수원지역 등에 전기버스를 공급하고 있는 업체다. 2015년 설립돼 전기저상버스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매출액이 809억3천만원에 불과해 인수금액이 2천억~3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쌍용차를 인수하기엔 자금 동원력에 의문이 제기된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해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합작투자회사 자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하면 최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제조시설을 활용하면 전기차 생산에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GM이 철수한 군산공장이 전기차 생산 시설로 탈바꿈한 사례도 있다. 다만, 내연기관 생산시설과 전기차 생산시설은 공정 자체가 달라 내연기관 차량 생산 시설을 온전히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부 투자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케이팝모터스 역시 인수 의사를 표명했다. 전기이륜차를 판매하는 케이팝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의 전 단계로 국내에 케이팝홀딩스를 설립하며 회생과정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의 SUV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겠다는 게 케이팝모터스가 밝힌 계획이다.

제약연구개발업체 박석전앤컴퍼니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기업인수합병을 전문으로 하는 사모펀드 계열사로, 인수 의사가 분명하다 할지라도 싼 가격에 기업을 인수해 비싼 가격에 되파는 것이 사모펀드의 목적인 만큼 인수가 가시화되면 후폭풍도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인수에 가장 우선 순위는 여전히 지난해부터 인수 협상을 하고 있는 HAAH오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역시 직접 HAAH오토와의 협상 과정을 공개하진 않고 있지만 여전히 물밑 협상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편, 쌍용차는 이날 한국거래소에 상장 폐지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냈다.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폐 위기인 쌍용차는 최근 자산 재평가를 통해 자본 완전 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자체 평가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