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14일 4·7 재보선 이후 처음 모여 당내 현안인 '야권통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런 가운데 당권 도전을 놓고 중진들 사이에 신경전이 오가는 사이 초선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잇따라 도전장을 낼 태세여서 경선 대진표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개회의에서 중진 의원들은 일제히 '통합'의 대의에 방점을 찍으며 당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는 이른바 '선(先) 전대론'에 제동을 걸었다.
서병수 의원은 "선거 때 약속한 국민의당 합당은 지켜야 한다"며 "우리 당 대표 선출이나 지도체제 구성은 계속해나가면서 실무기구를 만들어 합당의 걸림돌을 제거해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호영 대표 대행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합당 논의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말을 기해 통합에 대한 계획표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공개회의에서는 당대표 출마를 준비 중인 홍문표 의원이 주 대표 대행과 정진석 의원에게 "담합한다는 게 사실이냐"고 쏘아붙였다.
주 대표 대행은 "국민 뜻에 반해 구태의연하게 나눠먹기식 정치를 해서 되겠나"라는 홍 의원의 성토에 "그런 일 없으니 우려하지 말라"고 해명했다.
이에 홍 의원이 다시 신문 스크랩을 들이밀며 "왜 잡아떼느냐"고 따졌고, 정 의원이 "근거 없는 얘기 하지 말라"고 반박하며 서로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당내 초선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잇따라 도전장을 낼 태세다. 4·7 재·보궐선거로 보수진영 역시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한 만큼, 새 얼굴을 앞세운 세대교체로 '낡은 이미지'에서 탈피하자는 명분이다.
실제로 김웅 의원은 주변에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고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본회의 5분 연설로 화제를 모았던 윤희숙 의원도 자천타천으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민국, 김미애, 박수영, 박형수, 이영, 이용, 황보승희 의원 등은 최고위원직에 도전장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