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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1시23분께 남양주시 다산2동 도농역 인근 19층 높이 신축 오피스텔 공사현장 화재에서 나온 잔해. 가운데 일부 붉은 빛을 띄고 있는게 알루미늄패널이다. 2021.4.25 /김동필 기자 phill@kyeongin.com

화재로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남양주시 다산동 신축 오피스텔 공사현장에서 '알루미늄패널'이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95명 사상자를 낸 울산 주상복합화재 당시 화재를 키운 원인으로 꼽혔던 것과 유사한 종류다. 특히 이 외장재를 타고 건물 상층까지 불이 번졌던 울산 화재와 이번 남양주 오피스텔 화재 역시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1시23분께 남양주시 다산2동의 도농역 인근 19층짜리 신축 오피스텔 공사현장에서 난 불로 작업 중이던 인부 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불은 2시간 10여분만에 꺼졌지만 건물은 만신창이가 됐다. 정면의 외벽은 온통 그을려 검댕으로 가득했고, 건물 오른쪽은 불에 녹아내린 외장재가 처참하게 변형된 모습이었다.

문제는 불이 난 건물에 '알루미늄패널'이 외장재로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울산 주상복합 화재 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알루미늄복합패널과는 일부 차이가 있지만, 패널 뒤에 방열재가 위치한다는 점에서 기본 원리는 유사하다.

알루미늄패널은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공법보다는 2~3배 비싸지만, 얇고 가공이 쉬운 데다 무게도 가볍다. 색상을 입혀 외관을 꾸미기도 편리해 오피스텔 등 건물에 주로 쓰이는 자재다. 그러나 지난 울산 화재때도 접착제, 방열재 성분에 따라 화재에 취약해질 수 있고, 알루미늄 자체도 열에 강하지 않은 데다 겉에 입히는 화학 제품 색 등이 불에 녹아내릴 수 있다는 단점을 가졌다고 조사됐다.

실제 이번 화재에서도 해당 외장재를 쓴 곳과 아닌 곳은 확연한 차이를 보일 만큼 불이 났을 때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소방은 불이 완전히 꺼진 24일 오후부터 고층 사다리차를 이용해 색이 바랜 알루미늄 외장재를 뜯어내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혹시나 떨어져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한편 경찰·소방·국과수 등 관계기관은 26일 정확한 화재 원인 분석을 위해 화재 현장에 대한 현장 감식에 나선다. 불이 났을 당시 에어컨 실외기·배관 설치작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작업과정에서 용접기 등 사용 여부, 현장에 남은 흔적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지상 2층을 중심으로 감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동필·신현정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