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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지역사회부(부천) 기자
부천 특고압 논란이 또다시 재점화하고 있다. 부천시와 한국전력공사가 최근 협약식을 여는 등 수년간 이어져 온 특고압 논란이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하지만 특고압 신설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부천 상동 일대 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지난 2018년부터 광명시 영서변전소에서 인천 부평구 신부평변전소까지 17.4㎞ 구간에 34만5천V의 초고압 송전선로를 매설하는 공사를 추진 중이다. 전체 구간 가운데 부천 상동부터 인천 부평구 삼산동까지 2.5㎞ 구간에도 특고압이 지난다.

부천지역 학부모 등은 지난 2018년 상인초등학교 앞에서 특고압 매설을 반대하는 촛불시위까지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시위에 참석한 이들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특고압 매설은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기자가 상인초등학교 등굣길에 만난 학부모 10명 중 절반 이상은 지금도 특고압 매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은 지난달 31일 부천시청에서 '한전 전력구 상생 협력 협약식'을 열었고, 마치 주민 합의가 이뤄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협약식에 특고압 주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참석한 것을 주민 동의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주민 동의는 의무사항도 아니고, 주민 대표들이 협약식에 참석해 대의적인 성격에서 주민 동의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작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여전히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인데, 한전의 이 같은 입장은 학부모들의 분노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한전은 전기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좋은 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신뢰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의 자세를 기대해 본다.

/이상훈 지역사회부(부천) 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