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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 식도 괄약근 압력 높아져 胃 못넘겨
식도암 발생 '최고 140배'… 폐렴 위험도
내시경 확인 어려워 내압검사기 등 필요


인천에서 살고 있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식사만 하면 가슴이 답답했다. 또 눕기라도 하면 먹었던 음식물이 역류하는 증상을 겪었다. 동네 약국에서 위장약을 구매해 복용한 그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하고 인근 대학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진단은 역류성 식도염이 아닌, '식도이완불능증'. A씨는 생소한 병명에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몸에서 구강 다음으로 음식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기관은 식도다. 식도는 연동운동(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이동을 진행하게 하는 운동)을 통해 음식물을 위장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식도이완불능증은 하부 식도 괄약근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음식물이 위로 내려가지 못하고 식도에 머무는 질환을 말한다.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거나 밤에 덜 소화된 음식을 토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식도이완불능증 환자의 식도암 발생률은 0.4~9.2%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된다. 건강한 사람에 비해 식도암 발생 위험도가 약 14~140배까지 높다.

식도 근육과 하부식도괄약근에 문제가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식도이완불능증에 의해 식도에 고여있던 음식물이 폐로 넘어가면 폐렴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식도이완불능증은 내시경 검사로도 어려워 '식도내압검사기'나 '식도조영술'을 통해 검사한다. 검사에는 하부 식도 괄약근의 압력 상태나 닫혀 있는지 등을 파악한다.

대표적인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치료, 풍선확장술, 내시경적 근절개술, 복강경수술요법 등이 있다. 약물치료는 효과가 일시적이고 장기복용할 경우 두통, 저혈압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내시경 또는 복강경을 이용해 식도 근육층을 직접 자르는 수술적 치료로,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위·식도 역류를 방지하는 항역류 수술을 포함한다.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고원진 교수는 "식도이완불능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하게 떨어뜨릴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라며 "식도내압검사기를 도입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확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