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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의 한 약국에서 판매 중인 타이레놀 이알 서방정과 타이레놀 500. 경기도내 약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타이레놀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 2021.5.3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타이레놀이요? 없어서 못 팔죠."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해열진통제 일종인 타이레놀을 복용하며 휴식을 취하라고 권고한 정부 발표에 경기도내 곳곳에선 타이레놀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난 이후 정상적인 면역반응의 일환으로 근육통 등의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며 "타이레놀과 같은 약을 드시면서 휴식을 취하라고 권고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정부가 특정 상표를 언급하자 백신 접종 부작용을 우려한 도민들의 타이레놀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실제 3일 기자가 찾아간 도내 6곳 약국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타이레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약사 A씨는 "도내 약국들이 이용하는 대규모 약품 도매업 업체가 4곳으로 많지 않아서 타이레놀 재고가 부족한지는 오래 됐다"며 "도매업 관계자들과 친분이 있어야 그나마 일주일에 7~8개의 타이레놀을 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용인의 한 약국에서도 "타이레놀은 해열진통 효과가 지속하는 시간에 따라 타이레놀 이알 서방정(8시간)과 타이레놀 500(4시간)이 있는데 모두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수요는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진단 편의성 등을 이유로 약국에서도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구매를 가능케 했다. 하지만 일선 약국에선 진단 결과 정확도가 우려된다며 자가진단키트 수급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찾은 수원의 한 약국에서도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는 아직 입고 계획이 없다"며 "자칫 진단 결과가 잘못 나오면 이에 대한 부담을 자가진단키트를 판매한 약국에서도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른 약국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약사 B씨는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코로나19 진단을 받을 수 있는데 굳이 내 돈 들여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할 이유가 없고 가격도 1만6천원으로 저렴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약사회는 "자가진단키트는 약국 판매 초창기여서 수요가 적은 것이고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한 타이레놀 품귀 현상은 전국적인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