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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수원시 한 지역아동센터. /경인일보DB

교육 21.1% 급식 18.7% '수요 많아'
등교제한·길거리 급식 중단 영향
노년층, 일상 제약에 우울감 가중
지역 아동센터 등 종사자도 '소진'


경기도 내 한 지역아동센터 교사 A씨는 아침 8시30분에 출근해 늦은 저녁까지 센터 아이들의 학습을 책임진다. 코로나19가 1년이 넘도록 이어지면서 계속되는 고된 하루 일과다. 매일 되는 초과근무, 누적된 과로로 센터 내 교사들은 '번아웃'에 가까운 소진 상태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멈출 순 없다.

상당수가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 가정의 아이들이고 요즘은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도 학교와 부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센터를 찾아 학습 및 돌봄의 손길이 더욱 바빠졌다.

코로나19가 바꾼 취약계층의 삶은 어떨까. 경기사랑의열매가 아동복지시설,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등 경기도 내 민간복지시설 종사자 50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사회복지현장의 모습을 조사했는데, 코로나19가 이들의 삶을 더욱 빈곤하게 만든다는 씁쓸한 결과가 나왔다.

특히 평소라면 학교에서 충족되던 교육, 급식 등 기본적인 것들이 등교제한조치에 막혀 공백이 생겼고, 지역의 민간 복지시설에서 이에 대한 수요를 책임지고 있다. 실제로 시설 이용자들의 수요가 가장 높은 사업을 묻는 질문에 '교육사업'이 21.1%로 가장 높았고 '급식사업'이 18.7%로 뒤를 이었다.

이는 공공 도서관, 복지관 등 복지시설들이 교육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비대면 진행으로 전환하면서 민간복지시설에 교육 수요가 증가했고 실제 사례처럼 민간 아동복지시설 교사들이 아이들의 학습을 책임지는 상황이 초래됐다.

급식 역시 코로나19로 길거리 무료급식 등 각종 민관 무료급식사업이 중단되거나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로 복지관 등 시설 내 식당 등에서 대규모 취식이 어려워지면서 급식이 가능한 시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설문을 통해 "제한적인 교육을 받아 많은 아동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다문화 아동의 기초학력 저하가 크고 맞벌이·조손·저소득 가정 아동들은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도 낮다"며 "비대면 교육 및 문화 관련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취약계층이기도 한 아동을 비롯해 노인, 장애인 등은 일상생활 자체가 제한되면서 극심한 사회적 고립감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생활시설 관계자는 "정신질환 당사자들은 계절적인 원인과 함께 코로나19 상황이 더해져 증상이 재발하는 등 악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 블루', 즉 우울감을 해소할 수 있는 심리·정서 사업들이 작게나마 진행되지만 사업비와 인력 부족으로 큰 효과를 얻기에는 역부족이다.

경기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지난해 갑작스러운 코로나19로 복지시설 사업들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는 위기를 겪었다"며 "실제 사회복지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도민들이 믿고 맡긴 일반기탁금을 활용해 코로나19로 인한 복지사각지대 사업을 개발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