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주차 어려워 '유료' 이용해야
수원쉼터, 13개월간 16명 이용 불과

경기도 "예산 제한… 개선하겠다"
 

 

[포토]경기이동노동자 수원쉼터
9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경기이동노동자 수원쉼터의 모습. 2021.5.9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경기도가 택배·배달앱·대리운전기사 등 이동노동자를 위해 만든 쉼터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노동자에게 꼭 필요한 트럭 등 차량을 주차할 공간이 없고 가장 바쁜 주말에는 운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내 성남을 제외한 수원·광주·하남·시흥·광명 이동노동자쉼터는 상가가 밀집한 지하철역 주변 상가건물에 들어서 있어 주차공간이 없거나 협소해 탑차를 끄는 택배기사는 이용이 어렵다.

비교적 상가밀집도가 낮은 곳에 있는 성남쉼터도 건물 주차장 내 탑차 진입은 안 돼 사실상 택배기사가 쉼터를 이용하려면 인근 유료주차장에 주차해야 한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수원쉼터는 지난 3월까지 약 1년1개월간 단 16명의 택배기사만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쉼터가 주말에는 운영하지 않는 문제점도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도내 쉼터 6곳 모두 평일 5일 쉼터를 개방하고 있다. 정작 가장 바쁘고 힘들 때 이용하지 못한다는 게 이동노동자의 목소리다. 수원쉼터가 이동노동자 237명에게 물은 결과 216명(91%)이 주말과 공휴일 쉼터 운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노동자쉼터는 경기도가 지난해 1월부터 도와 시·군이 50%씩 예산을 편성한 노동환경 개선 사업이다. 최근 배달앱 등 플랫폼노동자가 늘어나고,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가 사회문제로 나타나면서 노동자 안전을 지키고자 추진됐다.

리모델링이나 임대를 하면 3억원 이하를, 매입을 하면 10억원 이하를 도가 지원한다. 현재 6곳이 운영 중이고, 올해 하반기 부천·포천·안양이, 내년 초 의왕쉼터가 문을 열어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10곳이 설치된다.

도 관계자는 "제한된 예산으로 인건비 등 관리비용 문제가 있어 당장 주말 운영이 안 됐던 것"이라며 "앞으로 주말 확대가 필요하다는 충분한 정보가 쌓이면 점차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