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국회 입성 내리 '6선' 성공
과단성 돋보여 '단칼' 별명 얻기도
정치권·재계등 각계인사 애도발길
한국 보수정치의 상징적 인물인 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지난 8일 87세 일기로 별세했다.
이 전 총리는 경기 포천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지법 판사와 서울지검 검사를 거쳐 전두환 정권 출범 직후인 1981년 11대 총선에서 민정당 소속으로 국회에 첫 입성한 후 16대까지 내리 6선에 성공했다.
그는 5공 군사정권 시절부터 김영삼·김대중·김종필 이른바 '3김 시대'로 불리우는 정치 격변기의 한복판에 있었다.
당에서는 원내총무(현 원내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을 역임하고 노태우 정부 시절 내무장관을 지냈다. 김영삼 대통령 당시 민자당 원내총무와 국회부의장을 거쳐 김대중 정부에서는 김종필·박태준 전 총리에 이어 3번째로 총리직을 맡았다.
2002년 '하나로국민연합'을 창당하고 대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하고 이후 한나라당에 복당한 뒤 정계를 은퇴했다.
이 전 총리는 율사 출신답게 정연한 논리를 구사하면서도 호탕한 성격에다 친화력이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협상을 앞세우면서도 중대 결정에서는 과단성이 돋보여 '단칼(一刀)'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통합의 정신을 강조하는 '해불양수'(海不讓水·바다는 어떤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가 좌우명으로, 2018년 발간한 회고록 '정치는 중업(重業)이다'에서도 타협과 대화의 정치를 강조했다.
정치권은 이 전 총리의 별세 소식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0여년 정치 인생동안 초당적 협력과 협치를 중시했던 의회주의자"라며 "통 큰 정치를 보여준 '거목' 이 전 총리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대한민국 현대사의 거목인 이 전 총리의 명복을 빈다"며 "정도의 정치를 위해 온 힘을 다했던 모습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9일 서울 건국대병원에 마련된 이 전 총리 빈소에는 각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청와대에서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가족들은 만나 위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0일 빈소를 방문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도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손경식 경총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조화를 보내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성철기자 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