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장안첨단2, 수풀 무성 간판만
분양률 62%… 준공 10년째 미분양
입주 요건 까다로워 '외투율 저조'
경기도, 전국 최초 전수조사 나서
11일 오후 2시15분께 화성시 장안면 수촌리의 장안첨단2일반산업단지. 무성한 나무 사이로 덩그러니 꽂힌 안내판만이 공장 부지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안내판에는 '해당 부지는 공장 부지로 무단경작과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 시 강제·고발 조치 예정입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빈 땅으로 방치된 공장 부지는 이곳만이 아니었다. 화물차들이 바쁘게 오가는 공장들 사이로 빈 땅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오랜 기간 산업단지 내 도로를 연수 코스로 이용해온 한 운전면허학원 관계자는 "(공장 내 빈 부지의) 모습은 수년째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장안첨단2일반산업단지는 경기도 내 십수 곳에 달하는 미분양 산업단지 중 한 곳이다. 지난 3월 한국산업단지 현황통계 자료에 따르면 장안첨단2일반산업단지의 분양률은 62%다. 지난 2010년 준공됐지만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분양이 채 완료되지 않은 것이다. 인근 장안첨단1일반산업단지의 분양률도 69%로 조사됐다.
이곳의 관리를 대행하는 GH(경기주택도시공사) 측은 "장안첨단1·2일반산단은 외국인투자단지다. 외국인 투자 비율이 30%를 넘어야 하고 입주 가능 업종도 첨단산업 부문으로 제한적이다. 입주 요건이 까다로운 만큼 외투산단의 입주율이 다른 산단보다 낮은 편이고, 입주율이 어느 정도에 이르려면 그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성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40%가 비어있는 데는 까다로운 입주 자격 등 구조적 문제가 주된 원인이 된 것이다.
경기도에 있는 산업단지만 134곳. 이곳에 입주한 기업은 1만1천500개에 이른다. 산단 전반이 활성화된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채 상당 부분이 빈 땅으로 방치된 곳도 있다.
이들 산단의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각 산단에 맞는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경기도가 전수조사에 나선다. 관내 일반산단, 도시첨단산단에 대한 자체 조사에 나서는 것은 경기도가 전국 광역단체 중 처음이다.
조사는 경기도와 각 시·군,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참여해 8월 말까지 진행된다. 이를 토대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경기도 차원의 산업단지 정책 수요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경기도 산업단지 종합정보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해 시·군 및 각 산단과 정보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