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 핵개발 시인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내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전격적인 핵무기 개발프로그램 공개는 미 공격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18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타임스는 이날 분석기사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뭘 생각했었을까'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문은 백악관이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담당 차관보의 최근 방북시 북한이 비밀 핵무기 계획을 실토했다고 전격 발표한 이후 한국과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깜짝 놀랄만한 북한의 시인을 음미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같은 사실을 고백케 한 동기가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부심했으며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을 정당화할지 여부에 관심을 가졌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신문은 일부 분석가들은 북한이 "핵무기프로그램과 그보다 더한 것"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 변명없는 핵개발 확인은 부시 행정부가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이라크 침공이 끝날 경우 이미 '악의 축'의 일부로 규정한 또 다른 국가, 즉 북한에도 다른 분노의 화살을 돌리려하고 있다는 두려움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문제 전문가로 신문에 인용된 워싱턴의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센터 소장은 "북한의 편집증과 미 공격에 대한 두려움을 무시해선 안된다"면서 '일부 인사들은 다른 나라 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미국이 능력을 발휘하고 세력권을 확대할수록 북한을 두려움에 떨게 한다"고 말했다.

미 의회 아시아문제 전문가인 래리 닉시도 "(북한의) 메시지는...우리는 강력한 무기류, 이라크보다 센 무기들을 갖고 있으며 만일 이라크 다음으로 우리를 차기 (공격)목표로 삼는다면 다시 한번 더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라크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강경하게 반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문은 또 북한이 한때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했음을 지적하면서 미 정부도 북한은 그같은 능력이 있음을 오래전부터 판단해왔다고 덧붙였다.

LA 타임스는 120만 병력의 70%를 비무장지대 주변에 집중배치, 약 1만문의 각종 대포가 서울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플레이크 소장은 또 북한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남한과의 전쟁에서 패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미국 군사관계자들은 북의 위협이 무력화되기에 앞서 남한은 수백만명의 희생자를 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서울이 볼모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다른 관계자들은 북한의 고백을 새롭고 보다 나은 대미관계 개선을 위한 서툰 표현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들은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일본인 납북시인 등도 그 예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빌 클린턴 대통령 행정부 당시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은 현재 자신들을 최우선 관심국가로 여기지 않고 있는 부시 미 행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했다"면서 "북한은 이같은 시인이 대미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하나의 효과적인 방법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