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반입 폐기물에 재활용이나 소각이 가능한 자원이 얼마나 섞였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육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지난 3월29일부터 4월16일까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SL공사에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현재 SL공사는 '폐기물 반입 등에 관한 사무처리규정'에 따라 반입 폐기물에 재활용이나 소각이 가능한 자원이 일정 비율 이상 섞여 있으면 벌점을 부과하거나 반출 조치를 하고 있다.
현행법상 매립보다는 재활용이나 소각 처리가 우선이기 때문에 혼합 비율이 높으면 '페널티'를 부여하는 것이다. 10~29% 혼합 시 벌점을 부과한 후 반입을 허용하고, 30% 이상 혼합 시에는 벌점을 부과한 뒤 반출 조치를 한다.
하지만 SL공사는 혼합 비율 확인을 육안에 의존하고 있다는 게 환경부의 지적이다.
차량에서 폐기물을 지상으로 쏟을 때 현장에 있는 SL공사 직원이나 주민감시요원이 그 안에 재활용이나 소각이 가능한 자원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풀이하면, 폐기물 대부분이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더라도 '눈'에 띄지 않으면 그대로 매립된다는 의미다.
수도권매립지의 폐기물 반입을 줄이기 위해 반입 총량제 등 강도 높은 정책을 추진 중인 SL공사가 정작 반입 폐기물 감시에는 구시대적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환경부는 이번 감사에서 '이미지 분석 기술 등 과학적 검사 장비를 도입하면 육안 검사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SL공사 관계자는 "육안 검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기술개발 연구를 내년까지 진행하겠다"며 "과학적인 방식으로 반입 검사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L공사는 이번 감사에서 '3단계 하수슬러지 자원화시설 준공 검사 부적정' 등의 사유로 환경부로부터 총 21건의 처분 요구를 받았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