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입양아 학대 양부 구속3
입양한 2세 여아를 폭행 학대해 숨지게한 피의자 양부 A씨가 11일 오후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나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수원지방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1.5.11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다자녀 5명땐 최고점' 의혹 제기

경찰 "사실상 목표 가능성 낮아"
당첨 악용 사례 있어 '수사 주목'


사실상 2세 입양아가 유령처럼 지냈다는 목격담이 전해지면서 화성 사회복지사 부부가 청약 가점을 위해 입양을 결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가 나왔다.

맘·지역 카페를 중심으로 '청약 가점'에 대해 제기된 의혹인데, 13일 경인일보 취재 결과 10년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A(37)씨 부부는 이미 신규 청약을 위한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 지역 한 맘 카페에서는 지난 12일 "다자녀 청약으로 5명이면 최고점수인데, 그래서 입양한 게 아니냐" 등의 글이 올라왔다.

A씨가 다니던 교회 교구 사람들도 비슷한 의혹을 던졌다.

한 교인은 "소식을 듣고 (주변에) '청약을 위한 입양'이 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자녀 청약 가점 제도에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실제 A씨 부부의 경우 친자녀는 4명인데, 이럴 경우 부양가족 기준은 5명을 적용받아 30점을 받을 수 있다. 입양을 해서 1명을 추가하면 5점이 더해져 만점이 된다.

청약통장 만점은 84점이다.

이중 무주택 기간 만점이 32점, 부양가족 만점이 35점, 통장 가입기간 만점이 17점이다.

무주택기간은 1년에 2점씩 늘어난다. 통장점수도 1년에 1점이다. 반면 입양은 1명당 5점씩 오른다.

A씨 부부의 거주지인 남양읍의 아파트는 10년 공공임대주택으로 입주한 다음 달부터 10년 뒤 분양 전환된다. 공공임대주택 청약에 당첨된 A씨 부부는 청약통장 1개와 무주택기간이 사라지게 되지만, 다자녀 가점·거주기간 가점 등 받을 수 있는 세부 가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게다가 A씨 부부는 재당첨 제한 기간도 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 청약 당첨 결과 발표일은 지난 2017년 8월 24일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54조(재당첨 제한)에 따라 과밀억제권역 외 지역에서 85㎡ 이하 주택에 당첨된 경우 3년간 재당첨이 제한되는데, A씨 부부가 B양을 입양했던 무렵인 2020년 8월 말 재당첨 제한에서 풀린 것으로 계산된다.

물론 경찰 조사에서 A씨 부부가 청약을 위해 입양을 했다고 진술한 것도, 단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0년 거주 후 분양 전환되는 방식의 아파트라서 사실상 재청약을 목표로 입양했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의 지적대로 입양이 청약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있어, 경찰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접한 한 시민은 "입양이 청약당첨의 수단이 된 건 생소한 게 아니다"라며 "(입양을)악용했다면 강력히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래·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