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모, 사직후 자격취득 그룹홈 운영
평소 SNS서 다정한 가족모습 불구
집·주변서 "아기 본적 없다" 증언
어린이집커녕 교회도 미등록 고립
2살 입양아를 학대·방조한 혐의를 받는 가정의 양모는 사회복지사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고 했다. 양모는 경기도 내 한 그룹홈을 찾아 학대받고 상처받은 아이들을 돌보고 싶다고 했다.
해당 그룹홈을 운영하며 양모와 일했던 시설 대표는 13일 경인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곳에서 일하려면 자격 요건이 필요하니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오라고 했고 실제로 자격증 시험도 보고 수업도 듣고, 실습도 열심히 하면서 자격증을 따왔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 당시 시설 대표는 그룹홈 운영을 맡겼고 양모는 1년 정도 일하다 그만두었다. 몇 년 후 다시 찾아온 양모는 남편과 함께 다시 운영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혀 부부가 함께 2년 가량 다시 그룹홈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룹홈 시설 대표는 "함께 운영하려면 남편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야 한다고 했더니, 남편도 자격증을 따 왔고 부부가 운영하도록 맡겼다"며 "이곳 아이들 대부분이 학대피해아동이고, 가정에서 강제분리된 아이들"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학대 아동을 돌보는 일에 적극적이었던 양모는 정작 자신의 입양아는 '유령'처럼 키웠다. 다복한 듯 보이는 4남매의 가정에 입양아인 막내는 어디에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특히 가족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집과 그 주변에서 입양된 막내 아이를 목격했다는 이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로 13일, 이들 가족이 사는 아파트 인근 주민을 탐문했는데, 인근 주민들은 4남매는 가끔 봤지만, 어린 막내아이를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4남매가 간간이 다녀갔다는 한 미용실 사장은 "지난 1년여 동안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왔었는데 다른 아기들은 참 많이 본 것 같은데, 막내는 본 적이 없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또 이들 가족이 지난 2018년 1월께부터 다녔던 경기도 내 한 교회에서도 막내를 목격한 이는 없었다. 이들 부부는 친자녀인 4남매를 어릴 적부터 교회 영아부, 유아부, 유치부 등에 모두 등록해 활동했지만 막내는 전혀 등록돼 있지 않았다.
교회 관계자는 "보통 교회에선 아기가 태어나면 큰 축복이라고 여겨 어릴 적부터 교회에 등록을 하는데 막내 아기는 등록이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막내는 코로나19 때문인지, 어린이집조차 다니지 못했다.
가족을 향한 애정이 듬뿍 표현된 양부의 SNS에서도 입양된 막내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양부는 자신의 SNS를 통해 '사남매의 흔한 저녁 시간' '책 읽어주는 큰 누나 옆 옹기종기 모인 아이들' 등 4남매에겐 다정한 아버지였지만 정작 입양아인 2살 아동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이시은·신현정기자 see@kyeongin.com
[화성 입양아동 학대 사건]다복한 4남매 가정…다섯째는 무관심속 유령같은 삶
입력 2021-05-13 21:18
수정 2021-05-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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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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