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북부 유치' 정식건의 예정
수원·용인·평택과 '내부 경쟁'
일방추진땐 반발 등 과열 우려
미술계 "의견 받은뒤 건의해야"
이른바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한 경기도 지자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경기도가 조만간 미술관을 경기 북부 지역 등에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정부에 정식 건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으로 묶여 발전이 더뎠던 만큼 국가 차원의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과 경기도 남부 대도시보다 문화적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도가 최근 미술관 유치 의사를 밝힌 수원시와 용인시, 평택시 등이 아닌 경기 북부 지역을 염두에 뒀다는 점에서 도와 지방자치단체 간 '엇박자 유치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시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립기관 등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을 두고 전용관 마련 검토를 지시하자마자 '이건희 미술관' 건립 당위성을 내세웠다.(5월3일자 1면 보도=지자체들,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 유치전 막올랐다)
삼성전자 본사와 고(故) 이건희 회장의 묘소가 있는 수원에 미술관을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김승원(민·수원갑) 국회의원을 비롯해 염태영 수원시장, 3선을 지낸 이찬열 전 국회의원까지 힘을 실었다.
특히 김 의원은 미술관 건축을 추진하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수원이 최적지임을 강조했고, 시는 지난 4일 염 시장 주재로 미술관 유치를 주제로 한 비공개회의를 갖기도 했다.
용인시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건립한 호암미술관이 용인에 있다는 점과 에버랜드, 한국민속촌 등 다양한 관광지가 있어 삼성 컬렉션의 원스톱 관람을 피력했다. 평택시도 정장선 시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시와 부산시, 대구시, 광주시 등 광역지자체가 일원화돼 정부에 유치 건의하는 것에 비해 경기도는 지자체 간 과열 경쟁으로 자칫 '동상이몽'에 그칠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도가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경기 북부 지역을 염두에 둘 경우 지자체 간 반발도 예상된다.
미술계 한 관계자는 "경기도가 미술관 건립을 놓고 지자체에 유치 의견서를 먼저 받은 뒤 정부에 건의하는 게 맞다"며 "다른 지자체처럼 도의 일원화된 정책과 행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2면(공공수장고 건립 전문가 토론 "미술관·박물관 확장 정체…추진 속도내야")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