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해역에서 선박 충돌이 또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 신항 관공선 부두 인근 해상에서 2t급 어선과 9천t급 컨테이너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어선이 전복되고, 어선에 타고 있던 선장은 구조되었으나 아내인 60대 여성은 사망했다. 이번 충돌 사고도 복잡한 항로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4년 전인 2017년 영흥도 해상에서 낚싯시배와 급유선이 충돌해서 낚싯배에 타고 있던 승객 13명이 숨지고 선장과 승객이 실종된 사고와 유사하다.

인천 해역의 선박 충돌 사고는 해역 항로는 좁은데 통행 선박은 많기 때문이다. 대형선박과 소형어선 수백 척이 매일 드나들고 있다. 현재 인천 소래포구와 경기 시흥시 월곶, 오이도 등에서 조업을 위해 연평도와 덕적도 주변 해상으로 가는 어선 250여척이 이 해역을 지나고 있다. 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을 이용하는 컨테이너선과 예선, 관공선 등도 인천항 제3항로(신항 입구~남장자서)를 거쳐 신항 인근 해역을 오간다. 좁고 복잡한 항로를 오가고 있기 때문에 충돌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항로표지의 광력을 증가시켜 점멸식을 도입하여 가시성을 높여야 한다. 광력을 높인다 해도 조명 조건 때문에 항로 표지의 야간 가시성은 떨어질 수 있다. 별도의 섬광 보완책을 세워야 한다. 신항컨테이너 터미널과 송도국제도시의 강한 불빛으로 인해 육안 항로표지 확인이 어려워 부지불식간에 항로를 이탈하거나 침범하는 경우도 예상된다. 지난달의 어선 컨테이너선 충돌 사고도 신항 액화천연가스(LNG) 부두 인근에 있는 제3항로 위에서 발생했다.

물때에 따라 출입이 몰리는 현상은 현실적 위험 요소이다. 소래포구나 월곶, 오이도 등에서 입출항하는 어선들은 물때를 기다렸다가 일시에 이동하기 때문에 어선들끼리 접촉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소래포구 등 어선들의 일시적 출입항에 따른 혼잡과 충돌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비책을 인천시와 어민들이 함께 세워야 할 것이다.

신항 인근 해역은 인천항만공사가 추진 중인 신항 1-2단계 컨테이너터미널의 개발이 마무리되면 선박 통행량이 늘어나 항로가 더 복잡해지고 사고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을 비롯한 관계기관은 인천 신항 1-2단계 컨테이너터미널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전에 신항 인근 해역 항행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