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정복(시흥갑) 의원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국회 본회의장 언쟁이 양당 감정싸움에 불을 지폈다.
항의 발언이 오해를 키워 언쟁으로 번졌지만, 정치권은 20·21대 국회를 거치며 쌓였던 양당 간 감정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의원은 지난 13일 본회의에서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의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외교행낭' 발언에 항의하는 도중 '당신' 표현을 문제 삼은 류 의원과 언쟁을 벌였다.
격분한 문 의원은 "어디서 지금 감히 목소리를 높여"라고 질책했고, 류 의원은 "우리 당이 만만한가"라고 따지면서 고성으로 이어졌다. 이후 서로가 서로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당내 인사들도 언쟁에 합류하면서 사태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민주당 홍기원(평택갑)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류 의원은 문 의원 발언의 뜻을 완전히 오해해 갑자기 언성을 높이고 도발적인 태도를 취했다"며 정의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도 "'당신', 존칭일까 모욕일까"라며 "문맥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지만, 서로 신뢰하지 않고 마음이 닫히면 다툼이 된다"고 썼다.
반면, 당사자인 류 의원은 "당신이라는 단어는 무의미하다"며 "문 의원은 발끈한 이유 말고, 그 뒤 꼰대질을 해명해야 한다"고 재차 직격탄을 날렸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국무총리 임명안 동의 표결에 함께 참여한 정의당을 향해 엉뚱한 탓을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길 바란다"며 문 의원과 민주당의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은 "오십보백보"라며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스스로 입법부이기를 포기한 민주당은 부끄러워하고 야당인 정의당은 분연히 일어나도 모자랄 판에, 국민 눈살 찌푸리게 하는 감정싸움만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 의원은 최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놓고도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과 설전을 주고받았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