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친문·박원순계였는데
그들은 왜 이재명을 지지하나
취약한 정치적 기반은 번번이 '정치인 이재명'의 약점 중 하나로 거론돼 왔지만 옛말이 되는 듯하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노 진영을 토대로 기존 계파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초선 의원들이 이 지사 측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친문으로 분류됐던 인사들도 있다. 20일 출범한 이 지사의 싱크탱크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이하 성공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은 민형배 의원이 대표적이다. 민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자치발전비서관을 지낸, 친문 의원으로 분류됐었다.
그러나 올해 초 "시대에 부합하는 사람, 시대적 과제를 잘 풀어나갈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상황에선 이 지사가 가장 근접해 있다"고 말하며 지지를 선언, '친이재명계'가 됐다.
'조국백서'에 참여하며 친문 의원으로 시작한 김남국 의원 역시 지금은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지난해부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최고이자율 인하 등 이 지사의 역점 정책 관련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며 교감을 이어왔다.
이 때문에 '친이재명계'라는 관측이 나오자 김 의원은 지난해엔 "억울한 부분이 있다. 이 지사와 중앙대 선후배 관계로 개인적 인연은 있지만 저는 정치적 계파로는 어느 쪽에도 속해 있지 않다.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면 누구든 지지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선 '친이재명계'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중적 지지율이 높은 이 지사가 정권 재창출을 이끌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친문 중심의 당내 지형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심점을 잃은 박원순계 인사들도 하나둘 이 지사와 함께하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측근이었던 3선의 박홍근 의원은 성공포럼 출범 직전에 가입 의사를 밝혔다.
그는 "차기 대선엔 세 가지 리더십이 절실하며 그런 점에서 그(이 지사)가 적임자라고 믿는다. 현 시대의 최대 질곡과 제대로 싸워서 이겨낼 선도자, 우리 안의 낡은 질서와 관행을 과감하게 깨뜨릴 혁신주자, 민주당에서 이탈한 유권자를 제대로 견인해 올 영역 확장자"라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