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작년 10월 '시간강사제' 변경
출원생 취업 등 사후관리 취약 주장
2016년 졸업생 최근 비극적 사건도
"유연 전환… 지원인력 보강" 입장
소년원 출원생 등 '보호소년'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법무부 산하의 한국소년보호협회가 인사권 문제로 내홍(5월21일자 5면 보도="인사, 규정·절차 무시" 한국소년보호협회 '내홍')을 겪고 있는데 더해 보호소년의 직업 훈련을 위해 협회가 운영 중인 청소년창업비전센터가 지난해 말 돌연 학과 담임제를 폐지하며 취업 등 사후 관리가 취약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비전센터를 졸업한 보호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의 사건까지 발생해 당초 협회의 설립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국소년보호협회는 안양, 의왕 등 전국 8개 자립생활관과 화성, 안산 등 2개 청소년창업비전센터, 창업보육기업(상상카페) 등을 운영하는 법무부 관할 재단 법인이다.
협회는 그간 학과 담임제로 운영하던 청소년창업비전센터의 교육방식을 지난해 10월부터 폐지하고 '시간강사제'로 변경했다.
골프매니지먼트과, 용접과, 자동차정비과, 제과제빵과, 커피바리스타과 등 5개 학과를 운영하는 센터에서 학과 담임교사는 입소생들의 생활 전반을 관리하면서 졸업 후 취업까지 연계하는 역할로 책임성이 강했다. 더불어 취업 후에도 출원생들의 통장 관리까지 도와주며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멘토 역할도 도맡아 했다.
하지만 돌연 협회가 담임제를 시간강사제로 바꾸면서 이미 센터를 졸업한 출원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시간 강사는 오로지 '교육'만 담당하다 보니 기존에 담임이 맡았던 취업 연계는 물론, 출원생 멘토를 담당하는 역할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비극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2016년 센터 교육과정을 수료한 보육원 출신 졸업생 A(25)씨가 지난 13일께 인천 강화도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협회 노동조합 측은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A씨를 살릴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충북 제천의 한 보육원에서 자랐던 A씨는 지난 2016년 법무부의 한 공무원 추천으로 청소년창업비전센터에 입소했다. 성실하게 취업 교육을 받은 A씨는 같은 해 담임교사 B씨의 추천으로 골프장에 입사했다가 올해 1월에는 잔디 관리사로 재취업해 근무 중이었다. A씨는 최근 주변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담임이었던 B씨가 지난해 7월 해임되고 시간강사제로 바뀌면서 관계 유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담임교사제가 부활 돼야 추가적인 사고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기존보다 유연한 학생 관리를 위해 시간강사제로 전환한 것이며, 사후 관리를 위해 인력도 보강하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담임제를 완전히 없애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교육생들이 교육 과정 중간에 학과 변경이 용이하도록 외부 강사들이 교육을 맡고 기존 사후 관리 등 담임 업무는 생활 지원 부서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인력을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