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원액을 '완제(병입) 충전'하는 방식으로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게 된다. 기술 이전, 시험 생산 등을 거쳐 올해 3분기부터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업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mRNA 백신 위탁생산을 선점한 셈으로, 송도국제도시가 '글로벌 백신 생산·공급의 허브'로 급부상할 것이란 기대가 벌써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모더나는 '한국 투자 및 생산 관련 논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모더나는 한국에 mRNA 백신 생산시설 투자와 한국 인력 채용을 위해 노력하고, 산업부와 복지부는 모더나의 투자 활동과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바이오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고 인천국제공항이 가까운 송도국제도시(경제자유구역)는 모더나의 투자처로 매력적이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은 56만ℓ로,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여기에 더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각각 제4공장(25만6천ℓ), 제3공장(20만ℓ)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 교육기관 격인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바이오 기업들은 양질의 전문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송도국제도시가 글로벌 백신 생산·공급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의약품 연구개발부터 대량 생산까지 모든 바이오 공정이 이뤄지는 바이오산업 생태계가 송도에 형성되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대기업과 대학 및 연구소, 중소기업들이 협력해 바이오산업을 육성해 나가야 한다. 기술 교류 및 이전, 창업, 투자·회수·재투자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가 시설 투자, 산학연 협력, 벤처 투자 활성화, 국내외 기업 유치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랩 센트럴'(바이오 전문 스타트업 육성·지원기관)도 송도국제도시에 있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간 계약이 단순 위탁생산에 그치지 않고 송도국제도시를 글로벌 백신 생산·공급의 허브로 육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