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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초기 가래없는 마른기침 증상
점점 심각한 호흡 장애 불러
진행 속도 따라 약물로 치료
호전 안되면 마지막엔 '이식'


폐섬유화증은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병이다. 초기에는 가래가 포함되지 않은 마른기침만 주로 하다가 점차 폐가 굳어지면 숨이 차는 증세가 심해지고 나중에는 심각한 호흡장애를 불러일으킨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정성환 교수는 "폐의 가장 말단 부분에 폐포라는 것이 있다. 이 폐포 사이 사이의 물질을 간질이라고 하는데, 간질이 두꺼워지는 병이 폐섬유화증이다"라며 "쉽게 말해 간질이 두꺼워지면서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질환"이라고 했다.

폐섬유화증 환자 중에는 여러 성분의 분진을 많이 접하는 일을 하는 등 주변 환경이 안 좋은 영향을 끼친 사례가 확인된다.

또 당뇨병 등 대사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류마티스 등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폐섬유화증이 발생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으로 폐에 염증이 생기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지속하면 폐섬유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

독성화학물질이 자주 장기적으로 흡입됐을 경우에도 폐를 파괴해서 폐섬유화증을 일으킬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바로 그것이다.

흡연도 폐섬유화증의 원인이 된다. 예후가 가장 안 좋은 것으로 알려진 특발성 폐섬유화증 등은 흡연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폐섬유화증은 대개 60대 이상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비교적 젊은 30~40대에서도 발병한다.

정성환 교수는 "흡연자이거나 과거 흡연을 했던 사람 중 기침이 잦거나 운동 시 호흡곤란이 생기고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통해 폐섬유화증이 동반돼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폐섬유화증 진단은 CT 등 영상 의학적인 정밀 검사를 비롯해 폐기능검사, 혈액검사, 조직검사를 통해 하게 된다. 폐섬유화증의 진행 정도에 따라 우선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호전되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폐 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폐섬유화증으로 진단을 받으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할까. 정성환 교수는 "폐섬유화증은 난치성 질환이다. 가급적 조기에 진단받을 수 있도록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 되고 의심이 되는 경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