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청구권제로 찬바람속
올들어 거래 급격히 추가 감소
과세 우려 현실화땐 물량 비상
"올해 전세 거래 딱 2건 있었어요." 화성 동탄1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최근 전월세 시장 동향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A씨는 "지난해 말부터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세 물량과 거래가 크게 줄었다"며 "2월 전후 이사 철인데 상관없이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매매 2건, 전세 2건 거래가 전부"라고 호소했다.
수원 영통지구의 한 대규모 아파트단지(1천842가구)는 현재 시장에 나온 전세 매물이 3건에 불과하기도 했다. 영통지구의 한 공인중개사 B씨는 "이 큰 단지에 전세 매물이 3개 뿐"이라며 "올 들어 전세 거래 1~2건밖에 없었고,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연장 계약서 대신 써준 것만 월 2~3건 정도"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해 7월 말부터 시행 중인 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등에 이미 전세 매물이 뚝 끊긴 상황인데 오는 6월1일부터 적용될 전월세신고제가 시장을 더 가라앉힐 거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전월세 거래가 급격히 줄었다. 올해 1~3월 1만9천건 수준을 유지하던 경기도 전월세 거래량(아파트 기준)은 지난 4월 1만3천212건으로 줄어든 뒤 5월 6천762건까지 떨어졌다. 급락세는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2020년 4월 1만9천359건, 5월 2만138건)과 비교해도 크게 감소한 수치다. → 그래프 참조
다음 주부터 시행될 전월세신고제 영향으로 향후 전세 매물 추가 감소는 물론 가격까지 더 오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되면 향후 추가 과세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 "과세 계획 없다"는 정부의 일축과 관계없이 시장은 이미 현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도내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는)과세 우려가 없다지만 시장은 이미 장기적 부담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향후 전월세 거래 자료가 공개되면 이를 기반으로 임대인이 호가를 높게 부를 수 있어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신고제가 당장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나중에 과세 우려가 현실화하면 수익률이 낮아져 투자가 줄고 그만큼 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며 "현재 시장 상황에선 전월세신고제가 앞으로 악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