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사안 의견보다는 관망… 송 "자칫 자중지란 우려" 곧 입장 밝힐 듯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인 '조국의 시간' 출간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경기·인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과 언론이 조 전 장관의 집안을 잔인하게 짓밟고 무너뜨렸다"며 "조국의 이야기도 함 들어봐야하지 않을까, 이제는 조국의 시간"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 바른 세상을 만들어 가려 했던 사람이다. 국민의 소망이 투사된 선봉장"이라며 "조국의 시간은 촛불시민혁명의 새로운 이정표가 돼야 한다. 조국과 우리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이준석과 조국'이라는 글을 통해 "4·7 재·보궐선거 패배의 원인을 돌아보며 민심을 경청하는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하는 중에 하필 선거 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우리 당으로서는 참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내 대권 주자들을 포함한 일부가 조국 옹호 발언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강성 당원들을 의식해 조 전 장관에 대해 경쟁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이런 당혹감을 넘어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 뒤 당 지도부를 향해 "송영길 대표를 중심으로 '조국의 시간'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견 표출에 당내 의원들은 어느 한쪽에 서기보단 관망하는 태도가 지배적이다.
도내 A의원은 "워낙 민감한 부분이라 섣불리 의견을 밝히기 어렵다"면서 "의원 개개인의 생각이 다 다르니 '이렇다 저렇다'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고, B의원은 "공은 공, 과는 과로 구분하는 게 맞다"며 "이를 어느 하나의 의견으로 몰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국의 시간을 맞닥뜨린 민주당 지도부의 고심은 한층 깊어지는 모양새다.
당 대표 취임부터 '쇄신'을 기치로 든 송영길 대표지만, 자칫 '자중지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고심을 거듭해 메시지 수위 등을 조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는 여러 이야기를 잘 들어보고 관련된 판단을 하겠다(고 했다)"라며 "조 전 장관 관련해 여러 이야기가 나올 텐데 잘 들어보고 메시지가 나가야 한다면 잘 논의하고 협의를 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