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할당제 폐지론' 등 사이다발언 돌풍
나 "본인 혜택"·도당 방문 주 "승자만 공정?"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바람이 예사롭지 않게 여의도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데 대해 대세를 결정하는 '당심'은 어떤 기류일까.
한 세대를 뛰어넘는 30대 주요 정당 대표를 넘보는 이 후보의 거침없는 기세에 대해 오랜 당 생활을 한 정당인들은 '변화'와 '우려'로 갈리고 있다. 그런 기류에 자신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당권주자 5명의 설전이 1일 하루 여의도 정치권에 메아리쳤다.
1차 컷오프에서 1위에 오른 이준석 후보는 이날도 태풍에 버금가는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며 전례 없는 팬덤을 형성했다. 기성 정치인들 뺨치는 현란한 언어 구사와 쿨한 메시지를 쏟아냈다.
그가 제기한 '할당제 폐지론'도 논쟁이 됐다. 이 후보는 여성·청년 등에 대한 할당제에 대해 '특정 계층에 대한 혜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날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주호영·나경원 후보의 청년·여성 할당제 공약을 비판하면서 "열심히 준비한 사람을 청년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해도 되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나경원 후보는 이 후보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청년 공천자인 '퓨처 메이커'로 선정됐었다면서 "본인은 혜택을 보고 사다리를 걷어차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에 대한 당원들의 우려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나 후보는 "이번에는 대선 관리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노련한 리더십을 믿어달라"며 "이번 대선은 놀이가 아니다"라고 몰아쳤다.
이 후보의 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동시에 경륜을 앞세워 자신에 대해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게 야권 단일화"라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이날 SNS와 경기도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장 공정한 룰은 이기면 살고 지면 죽는다는 검투사의 룰일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는 글래디에이터 사회가 아니다"라며 "실력주의, 승자에게만 공정한 경쟁은 정치의 목적이 아니다. 보수정당은 공동생존, 패자부활, 가치부합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실력주의, 승자에게만 공정한 경쟁은 정치의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자신이 유승민계라는 지적에 대해 한 방송에 출연해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최대 피해자는 유승민"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이 후보가 결국 유 전 의원을 대선 후보로 띄울 것이라는 중진 후보들의 주장을 되받아치면서 대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